기다리는 것은 나 뿐이라고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너 또한 나를 기다렸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내가 예전의 너를 그리워 할 동안
너는 달라질 나를 기대하고 있었고
내가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
너는 내가 모든 것을 극복하길 바랐다
내가 달라진 너를 두려워할 때
너는 나를 다시 좋아할 수 없을까봐 두려워했다
우리는 우연히 혹은 운명처럼 다시 마주쳤고
이미 멀어진 서로간의 간격을 더듬어보다가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음을 알아차리고
어느때보다 멋지게 웃었고
어느때보다 서럽게 울었다
그리고 돌아서자
모든 것들이 녹아 있었다
그렇게 긴 겨울이 끝났다
여전히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