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방랑기 2 - 중국 윈난성 (2025.09) 하

살고 싶은 곳, 따리

by 퇴사자

샹그릴라에서 탱화를 사려고 내가 원하는 탱화가 있는 샵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다. 작가의 치과 치료가 미뤄져 그가 샹그릴라로 늦게 복귀했기 때문이다.


나는 따리로 가는 기차를 타기 직전까지 그 샵에 머물러야 했는데, 내가 선택한 작품에 티벳어로 그림에 대한 설명을 쓰는 칸이 비어 있었다. 작가가 그것을 마치는 것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작가 차를 타고 기차역에서 뛰어서 겨우 탔다.


이후 다리에서 쿤밍 갈때 음료 사먹고 엉뚱한 데서 줄서다 실제로 기차역에 일찍 도착했는데도 기차를 한번 놓치게 된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기차역도 아무나 입장이 불가하다. 최소 30분 전에 가서 대기해야 하는데, 한국처럼 직전에 폰만 들고 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낭패.


구입 탕카.jpg 티켓의 의학서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탱화. medicine budda와 각종 허브가 그려져 있다.

따리

나는 샌프란시스코 호수가 집을 어릴 때 보고 반해서 호수가의 집에 사는 로망을 갖게 되었다. 샌프란 집은 너무 비싸서 꿈도 못구고, 한때 한국 지도를 보며 호수가 집을 보러 다닌 적도 있다만, 심지어 지방의 호수가 마을도 저렴하진 않았다.


따리는 큰 호수를 중심으로 주변에 관광지가 둘러 있는 곳이다. 하지만 호수가는 관광지로 북적거려 살고 싶진 않고 저멀리 호수가 보이는 산중턱이 좋아보인다. 하루는 无为寺라는 산등성이에 있는 절에 올랐는데 가는 길 중간에 호수가 잘 보이는 위치에 타운하우스를 짓고 있어 아주 탐났다.


대리석의 그 대리가 이 지명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리석 문양을 활용해 동양화처럼 보이게 만든 장식품이 많다.


가기 전에 별 기대가 없었는데, 큰 도시도 아니라 한적하고 무엇보다 과일이 싸서 마음에 들었다. 왕블루베리 생과 대형을 몇년전에 한국에서 kg당 8만원에 구입했는데 따리에서 2만원 정도했다. 수입해 팔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마카다미아를 좋아해서 시장에서 보이면 일단 사보는 편인데, 베트남 마카보다 더 신선했다. 기계로 칼집을 내지 않고 수동으로 기계로 뿌셔주는 것이 재미있었다.


고성 입구에서 마카다미아와 호두를 파는 여인, 마카를 기계로 깨주는 중

호수 주변이 꽤나 넓고 각 장소마다 특색이 있어 오래 머물면서 하나씩 가보고 싶었다. 쿤밍에서 띠엔동도 사고 어학연수 학교도 알아볼 생각으로 따리에서 일주일 밖에 머물지 않은 것이 아쉽다. 쿤밍을 줄이고 따리에서 더 오래 있었어야 했는데. 하지만 조만간 다시 따리를 방문할 예정이다.

따리 시저우 고성 논의 기차


쿤밍

쿤밍은 인구가 900만 가까이 되는 대도시 답게 물가도 별로 싸지 않고 도시화 되어 다른 대도시와 차이가 없어 큰 매력을 못 느꼈다.

기대했던 석림도 종일 보기엔 지루해서 나중에는 그늘을 찾아 앉아있고 싶기만 했다.

대도시가 더욱 싫은 점은 더 붐비어서 도무지 담배 연기 지옥을 빠져나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어디 공기 구멍만 있으면 담배를 필 수 있는 환경이다. 호텔이나 호스텔에서 흡연금지 표시가 되어 있어도 잘 지켜지지 않아 컴플레인해도 직원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호텔 화장실 환기창으로 담배연기가 막 들어온다.


작은 도시의 민숙이나 호스텔은 주택 형태라 환기라도 되지, 대형 호텔은 담배 감옥에 갇힌 느낌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흡연율이 높아 숨쉬기 힘든 도시였는데, 중국은 그것을 압도한다.


특이한 것은 마사지 가게를 검색하니 대부분 식사와 결합된 패키지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중국인이 상술은 역시 앞서있다는 생각도 드는 때가 많다. 호객도 엄청 적극적이다.

쿤밍 석림


석림 투어에서 만난 가족 중 충칭에서 외국어대 다니는 여학생이 있어 많은 대화를 했다. 터울이 15살은 되는 여동생과 함께 왔는데 둘이 닮아서 너무 귀여웠다. 일반 대학은 학비가 1년에 3000위안 정도인데, 자기의 학교는 외국인 교수진들로 구성되어 10배인 3만 위안이라고 했다. 진로에 대해 물어보니 선배들은 주로 번역일을 많이 하는데 본인은 그일을 하고 싶지 않고 외국으로 유학갈 계획이라고 한다.


선전


선전에서 2시간 경유 후 호치민으로 가는 항공편이었는데 선전에 도착하자 마자 또 연착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남방항공 카운터를 찾아가 2일 후 항공편을 타도 되는지와 호텔 제공이 되는지 물었다.


광저우 환승 카운터와 달리 고객이 없어서인지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직원이 무조건 안된다고 하지 않고 담당자와 상의해주었다. 예외적으로 2일 후 항공권도 제공되었고, 호텔도 1박만이지만 제공받았다.


소득이 높은 게 모든 곳에서 다 티가 나고 홍콩보다 북적이지 않는 홍콩 같은 느낌이었다.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별로 없으나 음식도 내륙만큼 기름지지 않고 도시인의 라이프 그 자체 같았다.



백수의 좋은 점은 동네 마실 다니며 동네 강아지, 고양이랑 한가로이 노닥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는 생각보다 더 많은 고양이가 있었고, 강아지는 특히 시바견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길에서 만난 중국 사람들은 가족, 자녀와 스킨십을 자연스럽게 많이 해서 보기가 좋았다. 늘 화나 있는 한국사람도 중국처럼 사랑을 좀더 애정 표현을 많이 하고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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