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카의 매력, 티벳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다
한중일 수도 투어
남미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정에서 저렴한 비용의 항공을 찾다보니 중국 경유 항공사를 이용하게 되었다. 멕시코에서 북경을 거쳐서 가는 여정이었는데 일본 쇼핑을 좋아하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도쿄까지 여정에 추가했다.
어쩌다보니 북경-도쿄-서울 루트로 오랜만에 아시아로 돌아왔는데, 어느 나라가 가장 친절할까?
다들 일본이 가장 친절하고 중국이 가장 불친절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중국 사람이 가장 친절하고, 한국 사람이 가장 화가 나 있었다. 일본은 말투만 친절할 뿐 내용이 친절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 대만 사람이 친절한 것이 일본 문화의 영향인 줄 알았는데, 중국 사람이 의외로 친절하다고 느껴져 놀랍기도 했다.
특히 한국 사람은 어깨빵이 많으며, 공항버스부터 시내 버스까지 버스 기사들은 무조건 화부터 낸다.
"이 버스 개포중 가나요?"
-답 없음-
다시 한번, "개포 중학교 가나요?"
-화내며- "빨리 타요!!"
아주 오래전 중국은 경유하며 잠시 상해와 장가계 밖에 가본 적이 없었고, 중국 문화나 여행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만 상해 가기 직전 지갑을 분실해 상해에서 마음껏 외식을 못해 아쉬운 마음이 오래동안 남아 있어 원없이 맛집 투어하려 했으나, 너무 맵거나 너무 기름지거나였다.
하지만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안 좋았던 이미지와는 달리 이곳에서 상품부터 하품까지 다양하고 특히 산지의 경우 신선하고 질 좋은 농산물을 시장에서 싸게 구입할 수 있어서 대만족했다.
2025년 북경에 처음 가본 인상은 맨하탄 못지 않다는 느낌과 내가 한국에서 만난 중국인들은 한국엔 와 있지만 북경엔 한번도 못가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는 것이다. 대만에서 살고 싶었던 이유 중 가장 첫번째 이유가 고고로 라는 칼라풀한 전동스쿠터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 중국산 전동 스쿠터는 더 다양하고 더 귀엽고 더 저렴했다. 또 한번 전동스쿠터 사서 내 취향대로 꾸미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중국에 장기 체류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요리하기를 싫어해서 외식만 100%로 식사를 하다 보니 베트남 요리의 단맛에 점점 질리기 시작하던 차에 북경의 식당들과 수퍼마켓의 다양한 음식, 과일들도 처음에는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점점 기름진 음식을 감당하기 힘들어져 주로 과일이나 옥수수 구이 등을 먹고 살고 식당에서 조리된 음식은 멀리하게 되었다.
윈난성
윈난을 선택한 이유는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있지만 약 2000미터 정도 고도에 일년 내내 봄날씨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은퇴자인 나는 은퇴후 살곳을 계속 찾고 있는 중이라, 현재까지 최적의 장소로 선택한 달랏과 비슷한 온도를 갖춰서 무척 기대하며 방문하게 되었다.
맘에 들면 어학연수를 신청해서 장기 거주하고자 했으나 중국의 어학연수학당은 나이제한이 있어 나는 윈난 지역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이후 알게 된다. 그리고 학비도 생각보다 비싸 중국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장기체류가 목적인 나는 30일씩 비자런을 하거나 한국에서 장기 여행 비자를 받는 것이 비용면에서도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이다.
호치민에서 중국 장기 체류 비자를 신청하고자 했으나 최대 30일 체휴 비자만 발급한다고 해서 포기했다.
이번 여행의 여정은 리장-샹그릴라-따리-쿤밍 순으로 여행했다. 4주 중 2주를 쿤밍에서 머물며 어학연수 학교도 알아보고 전동스쿠터까지 구매할 수 있으면 하려 했으나, 따리가 기대보다 좋아서 일주일 넘게 머물다 보니 쿤밍에서는 1주만 머물렀다. 쿤밍은 너무 큰 도시라 한국에서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어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이었다.
호치민에서 쿤밍을 왕복하는 여정의 항공권을 구입했고, 원래는 리장in 쿤밍 out을 하고 싶었으나 구매하는 플랫폼에서 결제를 수십번 반복해도 안되서 짜증나서 그냥 쿤밍 왕복으로 선택했더니 결제가 이루어졌다.
원래 계획은 가는 길에 광저우, 오는 길에 선전을 하루 정도 경유해서 짧게 하나 도시를 체험하는 것이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이후에 나는 원래의 계획대로 여행을 하게 된다.
호치민에서 출발해 광저우를 경유해 20시간 정도 머무는 항공권을 사고 싶었으나 수십번을 시도해도 결제가 되지 않아 광저우에서 두세시간 대기후 쿤밍행으로 갈아타는 항공권을 구입했다. 하지만 광저우 도착하자마자 연결편이 지연되었다며 원하면 무료로 항공권을 변경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환승 카운터에 가서 하루 후 출발 가능한지 그리고 숙박을 제공할해 주는지, 여정을 리장편으로 변경 가능한지 물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남방항공은 연결 항공편 이용시 숙박을 무료 제공하는 이벤트를 했다가 하반기에 중단되었다. 숙박제공받는 것은 실패했지만 리장행으로 변경에 성공해 광저우에서 하루 묵을 수 있게 되었다.
광저우
사실 광저우가 궁금했던 이유는 짝퉁 가방 시장 때문이었다.
있던 가방도 다 한국에서 처분했고, 지금 집도 없이 떠도는 처지에 명품 가방을 들고 갈데도 없기 때문에 쇼핑을 할 순 없지만 그냥 궁금했다.
일단 낡은 내 20인치 캐리어를 최대한 가벼운 가방으로 바꾸고, 에르메스 짝퉁 여권지갑 사이즈 크로스백을 구매했는데, 매일 한달 매고 다니니 어느날 잠금 고리가 뚝 떨어졌다.
중국엔 음료 브랜드들이 많아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음료에 알로에, 펄 등 각종 토핑을 넣어 먹으면 칼로리도 한끼 이상인듯 한데 상당히 맛있어서 거의 매일 마셨다. 내가 좋아한 브랜드는 yidiandian의 망고와 자몽이 들어간 요거트 음료인데, 같은 메뉴도 지점마다 도시마다 제조하는 직원이 달라 맛이 들쑥날쑥했다.
리장
리장은 고성 때문에 인사동 분위기가 아닐까 했으나 중국인 젊은이들에게는 원나잇의 성지라고 한다. 막상 가보니 발디딜 틈 없이 붐비는 관광지 분위기였다. 남녀노소 다양한 관광객들로 북적였고, 고성 중에서는 리장고성>수허고성>백사고성 순으로 크며 내가 간 곳은 일부라 단정할 수 없지만 백사고성이 가장 작지만 시간을 보내기에 좋았다.
수허고성 게하에서 만난 여학생과 같이 백사고성을 가게 되었는데 역시 젊은 세대 답게 최고의 포토스팟을 정확히 알고 방문했다. 나는 보통 여행시 no makeup no photo 원칙으로 사진을 거의 찍지 않는데, 그녀는 폰 두대로 나의 사진을 수천장 찍어 보내주었다.
한국에서도 그렇고 외국에서도 여행을 하며 만나게 되는 젊은 세대들에 대해 느끼는 점은 왜케 순수하고 이쁘고 착한지, 하루만 잠시 봐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커피 한잔만 사줘도 고마워하며 꼭 무엇으로든 보답하려고 했다. 회사 다닐때나 친구들 중에 십년 동안 일방적으로 얻어먹기만 하고 한번도 안사는 어른들도 종종 보았는데, 이 친구도 커피를 사주니 갑자기 팔찌를 꺼내어 선물했다. 자식뻘 아이에게 뭘 받자니 손이 민망할 정도였는데 강권했다. 참 내 스타일이 아닌 악세사리를 선물받는 것은 곤란한 일이기도 하다. 여행중 나중에 다른 감사한 젊은이에게 다시 선물했다.
한국, 대만이나 중국 다 젊은이들이 취업이 어려워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도 했다.
한국 젊은이들을 만나 감동을 받기도 했지만, 물론 많은데 언어가 잘 통해서인지 일부 사람들의 거짓말, 배려 없음 등을 보기도 했는데, 중국인과 대화가 안통해 통역기로 제한된 대화를 하니 제대로 알긴 힘들 것이다.
차마고도
중국에서 현지 데이터를 사용하면 네이버 구글 다 안된다. 나의 평소 검색 습관대로라면 여기서 이용해야 하는데, 여행 계획에 대한 상세 준비 없이 갔다가 검색이 잘 안되어 답답했다.
겨우 네이버 카페는 접속이 되어 이것저것 캡쳐해 정보를 짜집기했다. 리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차마고도의 차마객잔으로 가 중도객잔까지 2-3시간 정도 되는 가벼운 트래킹을 하고 중도객잔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역시 후기대로 중도객잔 가는 길을 평이했고, 차마객잔에 중국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아서, 리장에서 출발할때 만난 중국인 젊은이와 차마객잔에서 만난 한국인 커플과 같이 걸었다.
중도객잔 도착후 짜이찌앤하고 다음날 오전 10시 만나 다시 메리호스텔까지 같이 가기로 했는데 중국 젊은이와 걷다보니 같은 민숙에 예약이 된 것이다. 같이 숙소에서 아주 기름범벅인 돼지와 가지 요리를 먹고 선셋과 별을 봤다. 선셋이 저 대문 사진.
시골인데도 어찌나 밤에도 밝게 불을 비춰놓았는지 별을 보기 위해 어두운 곳을 찾아다니다 옆 숙소 옥상에 올라갔다. 별이 쏟아지긴 하는데 하도 주변이 밝아서 예전에 한국 인제에 가서 주변이 깜깜한 곳에서 보았던 별만큼 많진 않았다. 하지만 옆 산의 절벽과 함께 보는 별은 정취가 남달랐다. 혹시 차마고도에 가게 되면 중도객잔에서의 1박을 강추한다.
전날 트래킹이 평이해서 산책이구나 했으나, 다음날 중도객잔부터 메리 호스텔 가는 길은 조금더 피로했다. 강렬한 태양 때문에 오전 트래킹은 반사되어 경치를 즐길 수 없어서 더 힘들게 느껴진 것도 있긴 했다. 등산화와 기어를 갖춘 분이면 너무나 평이하겠지만, 운동화에 아무런 준비 없이 가는 경우 조금 피곤한 정도. 역시 3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고성과 같이 이쁜 배경이 많은 곳에서는 사진사들이 수없이 많고, 중국 젊은이들도 사진 찍는데 목숨을 거는 편인데, 차마고도에서까지 사진사를 대동하고 온 젊은이들이 많았다. 특히 길가 있는 폭포에서 좋은 기어를 갖춘 여자분이 세차게 퍼붓는 폭포 아래서 등산복 잠바로 물을 다 튕겨내며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을 보니 그 잠바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샹그릴라
샹그릴라가 중국 지명이었다니!
샹그릴라 가는 버스를 타고 고도 3300미터 정도 되는 도시로 이동했다. 갑자기 남미에서 고도가 높은 곳에 갈 때의 기분이 되살아나며 약간의 두려움도 생겼다. 역시 걸을 때마다 조금 숨찬 느낌. 건조함도 더해져 오래 있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엇다.
샹그릴라는 티벳 바로 아래 위치해 중국와 티켓어를 병기하고 있었다. 얼마전부터 학교에서는 티벳어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절에서 보는 탱화와 단청을 무척 좋아했다. 은퇴 후 시간부자라 탱화를 배우러 고대 근처 절에 찾아갔으나 목도 아프고 눈도 침침하고 인내심을 상당히 요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포기했다. 샹그릴라 고성을 지나다 탕카를 발견하고 띠용하고 맵에서 탕카로 검색해 대부분 갤러리를 다 가 보았다. 금칠이 많아서인지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이건 부자들 용이구나 싶었다.
너무 탕카 스럽지 않고 식물들이 많아 정원을 연상해 보면 볼수록 맘이 편해지는 탕카를 하나 발견해 구입했다. 이 작가는 티벳 출신 경력 30년 정도 되는 작가인데 처음 방문한 날 치과 치료를 위해 쿤밍에 가 있어서 와이프와 먼저 대화를 나누었다. 와이프는 중국어를 할 줄 몰라 기차도 한번 타본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영어를 아주 잘해서 편했다. 작가가 이 작품이 총 4편의 시리즈라 한개만은 판다 안판다 왔다갔다 해서 겨우 샀다.
평소에 여행할때마다 작은 사이즈 나무 불상을 사서 모으곤 했는데, 집을 정리할 때보니 처분이 상당히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탱화들을 보자 모조리 사서 집이 생기면 다 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샹그릴라에서 새벽같이 출발해 4시간 정도 북쪽에 위치한 메리 설산을 보러 갔으나, 구름에 가려 일출시 금색으로 변하는 모습은 커녕 그냥 실루엣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건기인 겨울 전후로 가야 금산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 같다. 원데이 투어로 조인해서 가면 산소 마스크와 물, 산에서 추울때 덮을 외투 등을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