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일까
2012년 언젠가 '00씨는 진짜 독한거 같아요.' 라는 말을 들었었다.
헬스와 산행을 매우 좋아했었고, 내게는 늘 포도알과 같은 체크리스트가 있었기에
뭔가 하기로 마음 먹은 것에 대해선 해내는 편이었기에 그런 소릴 들은 것 같다.
그 이후로 독하다는 말을 꽤 여러번 들었다.
처음에는 그 '독하다'가 인정이 되지 않아지만 갈수록 '정말 나는 독하구나'라고 동의하게 되었다.
어릴때는 엄마가 미워서 독했고,
사회인이 되고서는 누군가에게 본 때를 보여주고 싶어서 독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독기가 싹 빠져버렸다.
어제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데, 피티 선생님께서 쉬고 오더니 완전히 풀어졌다고 하시며 웃었다.
하체 운동을 하고 있는 중에 내 반팔 소매를 걷어 올리시더니
어깨에 있던 핏줄 어디갔냐며 다음 주엔 어깨운동을 해야겠다고 하셨다.
"왜요, 눈사람 같고 귀엽지 않나요?"
독기가 쫙 빠져버려서 그 전처럼 독하게 무거운 중량을 칠 힘이 없었다.
3년 간 피티를 받으면서 회사의 누군가를 생각하면 힘이 번쩍 났었는데,
뭐랄까 그 상황에서 자유로워졌달까.
그런 상황에서도 자유롭다면 좋을텐데
어쩐지 요즘엔 누군가에게 듣던 그말
"참 힘들게 산다.", "참 피곤하게 산다." 와 같은 말들을 내가 하고 있다.
어떤 상황이 와도 이렇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의연할 수 있을까?
울퉁불퉁한 근육과 툭 튀어나온 핏줄이 없어도,
동글동글 귀여운 내 팔뚝도 꽤나 마음에 든다.
긴장을 풀고 릴랙스하게 산다는 건 이런건가.
다른 사람들은 혹시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여유있게 살아왔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