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54 독기란

에너지일까

by Noname

2012년 언젠가 '00씨는 진짜 독한거 같아요.' 라는 말을 들었었다.



헬스와 산행을 매우 좋아했었고, 내게는 늘 포도알과 같은 체크리스트가 있었기에

뭔가 하기로 마음 먹은 것에 대해선 해내는 편이었기에 그런 소릴 들은 것 같다.


그 이후로 독하다는 말을 꽤 여러번 들었다.


처음에는 그 '독하다'가 인정이 되지 않아지만 갈수록 '정말 나는 독하구나'라고 동의하게 되었다.


어릴때는 엄마가 미워서 독했고,

사회인이 되고서는 누군가에게 본 때를 보여주고 싶어서 독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독기가 싹 빠져버렸다.


어제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데, 피티 선생님께서 쉬고 오더니 완전히 풀어졌다고 하시며 웃었다.


하체 운동을 하고 있는 중에 내 반팔 소매를 걷어 올리시더니

어깨에 있던 핏줄 어디갔냐며 다음 주엔 어깨운동을 해야겠다고 하셨다.


"왜요, 눈사람 같고 귀엽지 않나요?"


독기가 쫙 빠져버려서 그 전처럼 독하게 무거운 중량을 칠 힘이 없었다.


3년 간 피티를 받으면서 회사의 누군가를 생각하면 힘이 번쩍 났었는데,

뭐랄까 그 상황에서 자유로워졌달까.


그런 상황에서도 자유롭다면 좋을텐데


어쩐지 요즘엔 누군가에게 듣던 그말

"참 힘들게 산다.", "참 피곤하게 산다." 와 같은 말들을 내가 하고 있다.


어떤 상황이 와도 이렇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의연할 수 있을까?


울퉁불퉁한 근육과 툭 튀어나온 핏줄이 없어도,

동글동글 귀여운 내 팔뚝도 꽤나 마음에 든다.



긴장을 풀고 릴랙스하게 산다는 건 이런건가.


다른 사람들은 혹시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여유있게 살아왔던 걸까.

작가의 이전글마흔-55 새삼 직장인임에 뿌듯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