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은게 바보다
올해의 키워드는 아무래도 배신인 것 같다.
나도 살면서 누군가를 배신한 적이 있다.
여러 사람들과 두루두루 친했던 나는 서로 싫어하는 사람들과도 각각 중립의 입장에서 관계했기에 대체로 사람들은 그런 배신에 웃으면서 볼멘 소리를 했고, 그럴때마다 나는 ”저는 배신의 아이콘입니다.“ 라며 더 익살스럽게 굴곤 했다.
그렇다고 살면서 누군가에게 부당하게 피해를 준 적은 없었다.
올해의 이 모듴 일들은 대체 무엇을 가르쳐주기위해 벌어지는 사건들일까
읽고 있는 책에는 “관계의 다섯 거울”이라는 것이 나온다.
순간을 비추는 거울,
우리가 비판하는 것을 비추는 거울,
상실의 거울,
영혼의 어두운 밤의 거울,
가장 위대한 자비의 거울
올해 1월부터 꾸준히 벌어진 그 모든 사건들은 오늘까지 발생한 그 모든 이벤트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치유하기 위한 영혼의 어두운 밤의 거울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래봐야 니들 손해지라며 두려운 마음을 억눌렀다는 것일까
가장 내게 충격을 줬던 그 패턴을 그대로 옮겨놓은 주제, 바로 배신이 키워드
올해는 그런 해이구나. 정말 1월부터 10월까지 월단위로 발생하던 일련의 사건들이 어쩐지 주기가 짧아져서 폭격해오는 바람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는데, 이제는 이것도 어느 정도는 무뎌지는 것 같다. 고마운건 그래도 견딜만하게 도미노처럼 차례차례 발생했다는 점일까나.
그럼 이제 위대한 자비의 길로 가는 것만 남았나.
당장은 억울하고 분하고 회의감과 무력감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이것도 여러차례 반복되니 회복탄력성이 좋아졌다.
아. 그래도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그런데 그러고보니 믿은게 바보라고 나 자신를 배신하는 내가 가장 배신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