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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의 기준

최고입니다.

by Noname

지난 두어달 동안 마음고생을 하며 애물단치 취급을 하고 있었다.

12월 초에 -8000만원에 매매를 내놓았는데도 여전히 팔리지 않고 있다.


시장 상황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작용하겠지만,

결국 나는 이걸 내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제야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가치란 어떻게 정해지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린시절 외가댁에서는 농담으로

"너는 새우잡이 배에서 잡아가려다가도 쓸모가 없어서 안 데려간다."

그러면 나는 으레 "돈을 얹어줘도 안 가져 가니 그런 생각을 하지 마."라고 대답을 하곤했다.


내 가치는 그렇게 정해진 것 같다.


무의식 깊이 나는 돈을 더 얹어줘도 결국엔 짐덩이, 천덕꾸러기일 뿐이라는 생각.


그래서 늘 연봉협상에서도 내가 내 스스로의 가치를 평가절하했기 때문에

적절하게 값을 부르지 못했다.


아파텔도 마찬가지다. 그렇게까지 가격을 후려쳐서 내놓을 일이었다.

이러나저라나 내가 혼자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가격도 아닌데,

그냥 어린시절부터 빚지고 살면 안 된다는 교육에의해 내게 빚이 생기는게 너무나도 싫었던 것 같다.



얼마전 전시를 시작한 내 그림도 마찬가지이다.


정량적인 것들의 가치야 세상이 정해준다고 하더라도,

아니 오히려 세상에서 정해진 가치보다도 훨씬 낮게 내놓은, 평가한 그 모든 것들이


결국은 내가 나를 평가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도대체 저건 왜 저렇게 비싼거야?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거야?'


'도대체 저 사람은 왜 저런 평가를 받는거야? 대체 무슨 이유야?'


그건 오로지 그 자신이 책정한 가치에 달려있는 문제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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