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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엄마 못하겠어

평온하길 바라는 것이 사치일까

by Noname

세상 일이 바라는 대로, 원하는 대로 술술 풀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고,

그저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려고 해도 무슨 일이 생기는게 인생이라면 인생이랄까


"무자식이 상팔자" 라는 말이 무엇인지 몰랐다.


한동안 인간이 할 수 있는 생산성과 창조의 궁극은 생명의 탄생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이 나이를 먹도록 이룬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타인에게서 '멋지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노력의 경지를 넘어서야한다.


부모님이 된다는 것이 그런게 아닐까.


굳이 자식을 낳아서 예측하지도 못할 변수를 만들어 내는 것


자식으로 인해 얻는 기쁨이 크겠지만 그로인해 감당해야할 많은 일들이 도사린다.


그중에 가장 충격적이라고 느껴진 사실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거나

어느날 갑자기 사고를 친다거나

어느날 갑자기 자신과 똑같은 방식으로 저항을 한다거나

아니면 날때부터 어떤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을 안고 태어난다거나


나의 몸을 깎고, 나의 삶을 바쳐 키워낸 자식이 자신의 뜻대로 자라날 일은 더더욱 없겠거니와

그걸 바라서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이게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나는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저 엄마에게 말할 뿐이다.



"엄마,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엄마는 대단한거 같아. 나는 절대로 못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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