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좁고
며칠전 꾼 꿈에서 나는 굴뚝에 살고 있었다.
낡디 낡은 빌딩형 공장이 빼곡한 그곳은
제일 꼭대기 층 굴뚝에 난 문을 열고 나와 세상을 보면
굴뚝 연기로 퀘퀘하고 뿌연 회색하늘과
빌딩옥상과 굴뚝으로 빼곡하게 채워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내가 사는 굴뚝은 그 중에서도 가장 좁은 굴뚝이었다.
굴뚝 연기로 늘 화기가 가득해서 매우 덥고 습했고,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으로 씻어도 씻어도 몸에는 매연과 먼지가 늘 진득하게 들러붙어있었다.
아무리 씻어도 벗겨지지 않는 먼지와 서걱서걱한 머리카락,
굴뚝 연기에 가득 섞인 온갖 매연으로
크게 숨을 쉴라치면 되려 케둑거리며 목이 막혀버렸다.
제일 꼭대기층 굴뚝 옆에 난 한 평짜리 공간에는 내 살림살이랄 것도 없는 것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있었다.
그 좁은 틈에서 자기 위해서 몸은 새우등을 하고 굽혀야했다.
그렇지만 감사했다.
굴뚝 열기로 주룩주룩 흐르는 땀과 땀에 섞인 매연이 곤혹스럽게 했지만, 누울 곳이 있었다.
그래도 겨울에는 따뜻했다. 차가운 바람이 굴뚝을 때지 않을 땐 훅하고 들어와 몸을 얼어붙게 했지만 굴뚝 연기 덕분에 몸에 가득 들러붙은 먼지와 매연 덕분에 얼어죽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나는 굴뚝에 사는 사람이다.
나말고도 굴뚝에 사는 사람들은 더 있었다.
그러나 우린 서로를 알면서도 알지 못했다.
알고자 하지 않았다.
굴뚝에 사는 사람들은 어느날 갑자기 보이지 않기도 했다.
그럼 그저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무슨 마음이 동했는지 나는 옆 굴뚝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어딘가에서 얻어온 바나나를 그 어르신의 손에 쥐어드렸다.
굴뚝에 나있던 그 문이었는지도 인식하지 못했던 그 하늘색 문을 나와 옥상 플레이트 지붕을 타고 굴뚝을 탈출하고 있었다.
굴뚝이 아니면 살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처음부터 굴뚝에서 태어난 듯
아니 처음부터 굴뚝에서 잉태된듯
그렇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 그렇게 모여서 굴뚝을 탈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