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 낼 것 없다.
그래도 되는 이유
인생을 고통과 고해로 살아 내기 위해서 태어난 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로지 그것만으로 구성된 인생은 아닐테다.
그래도 되는 이유
피하는게 나쁜건가.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지.
마냥 견뎌내다가 내가 모두 소진되어버리면,
내가 없는 세상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없어져버렸는데,
멍하니 있다가 눈물이 주르륵 흘러버리고는
그 눈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채,
아니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고,
괜찮은 척 웃고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또 갑갑하게 숨이 막혀와서 크게 한숨을 쉬어도
숨이 쉬어지지 않아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또 아무렇지 않은 듯이 히히덕 거리고, 농담을 하다가
나라는 사람이
나의 영혼이 죽어가고
말라비틀어져
아무 기운없이 집에 돌아와 씻지도 못한 채
멍한 눈으로
드라마를 보다가
겨우겨우 졸려서 잠이 들면
제발 내일 아침에 눈이 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사느니 좀 피하면 어떻고, 피해 좀 주면 어떤가
그러니 애써서 버티고 견디지 말고
누가 이겨내려고 견뎌내라고 하거든
그건 너의 방식일 뿐니까.
당신 역시 피할 수 없어서 받아들이고 나아졌다 믿다가
문득, 어느 순간.
그 모든게 아무것도 아니었을지도
아니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니 견뎠어야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어때, 아무것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