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니까
더 이상 사서 뭘 걱정하는 버릇이 완화되었달까
이런저런 풍랑을 헤쳐 나와 잔잔하게 가라앉은 평화 속에 있는 느낌
너 잔잔한 거 좋아하네~? 삶이 너무 스펙터클해서 그런 거 아냐?
어릴 때부터 그냥 화목하고 착한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살아가는 잔잔한 가족드라마를 좋아했다.
물론 지금도 잔잔한 프랑스 영화나 일본 영화를 좋아한다.
감정적으로 자극이 심한 건 감당하지 못하고 바로 꺼버린다. 티브이를 안 보게 된 데에는 그런 이유가 클 것 같다.
내면애서 이미 복작하게 커다랑 자극을 감당하고 있으니 그걸 굳이 외부에서 찾지 않을 수밖에.
그런데 수면시간을 7-8시간으로 늘리고, 점심에 좋은 분들과 즐겁게 일반식을 먹는 재미에
업무시간엔 온전히 일에만 집중하고, 야근도 하고 틈이 나면 운동을 하고
당장 중요한 이벤트가 있어도 전처럼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지나치게 이것저것 생각하는 일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나이를 먹어서 일수도 있지만,
뭔가 잘 자고 잘 먹고 스트레스의 역치가 꽤나 높아져있는 상태라 말하자면 여간한 것에 크게 정신이 팔리거나 마음이 쏠리지 않는달까
잘 먹고 잘 자는 게 이렇게 중요하구나
그런데 또 나처럼 예민한 사람은 잘 먹고 잘 잔다는 것 자체가 결과물이기도 하다.
작년 하반기와 상반기를 잠시 떠올리니,
이 굳건함을 얻기 위해 그 바다에 던졌던 걸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까 여간해서는
그래도 역시 잔잔한 게 좋다.
홀로 있을 수 있음에 깊은 마음으로 감사하며
드디어 “홀로 사는 즐거움”에 조금은 닿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