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난다.
취향이 한결같이 마이너 했다.
내 나이 또래들이 좋아했던 아이돌보다는 Ref라던가... Eve 라든가
중학생 이후로는 히데, 각트, 쌔스 등의 일본 가수들을 좋아했으니
너무 유명해서 화장품 가게에서 흘러나오던 그 시절 그때 유행가가 아니고서야
잘 모르는 편이었다.
20대 이후로는 역시나 그러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재즈를 들었었으니까.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는 멀티플레이가 안 되는 나에게 음악은 따로 시간을 내서 들을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재미있는 건, 그 시간에 아마 유튜브 타로를 봤던 것도 같다.
2020년도이던가, 동생에게 처음 배우고 거의 일주일에 서너 번 1시간 정도는 유튜브 타로를 봤던 것도 같다. 그게 내가 하던 연애를 위한 활동의 전부였는데, 연애에 대해서 더 이상의 희망도 가능성도 갖지 않기로 한 지금은
케이팝데몬헌터스를 본 이후, 유튜브 알고리즘에 뜨기 시작한 케이팝을 듣는 취미가 생겼다.
그래도 차은우가 엄청나게 잘생겼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곡도 최근에야 한두 번 들었다.
그리고는 알고리즘에서 필릭스라는 청년이 떴는데, 아니 신메뉴라는 곡의 파트를 부르는 장면을 보고 아무래도 팬이 된 것 같다.
그러고는 '피, 땀, 눈물'이라는 말이 'BTS'의 곡이며 유튜브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영상을 봤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엊그제는 'like 제니'라는 곡을 들었는데, 왜 다들 제니제니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러니까 나이 마흔에 케이팝 팬이 되었단 말이지...
어릴 때, 일본 아주머니들께서 욘사마 욘사마 하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삶이 팍팍하고 찌들었는데, 뭔가 나의 삶 자체에서 어떤 반짝이고 소중한 뭔가를 찾을 수가 없자,
반짝이고 어쩐지 소중하게 지켜졌으면 좋겠는 그 젊음과 해맑음과 순수함이 묻어 나오는 어떤 존재를 자꾸 보고 흐뭇해해 가며
어쩌면 내가 가질 수 없었거나, 잃어야만 했어야 했던 것들을 대리만족하며
언제 마음이 바뀌어서 또 금방 또 잊어도 결코 잊히지 않을 대단한 존재들에
잠시 안식을 찾는 것 같다.
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삶에 제 아무리 매일 감사한다고 해도,
그래도 뭔가 대단하고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한 법이니까.
그걸 더 이상 내 주변에서 찾을 수 없다는 걸 알아버렸달까.
그래서 다들 드라마를 보고, 아이돌을 좋아하게 되는 걸까.
적어도 나는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