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어제 하루 종일 자다깨다 하다보니
새벽 네시에 깼다.
이왕 깬 김에 뭐라고 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자고도 다시 잠이 들려는 찰나
윙~~
모기소리가 귀를 스쳤다.
어릴때 내 방에는 모기가 들어오지 않는 편이었다. 시골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간혹가다 한번씩 모기가 들어왔다.
그날은 모기를 잡기 전까진 잠을 못자는 날이었다.
결국 모기를 잡고나서야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젠 너무 다 귀찮다.
새벽 네시에 몸을 일으켜 세워 온 신경을 집중해서 작은 모기 한마리를 쫓는 일은 소모적이랄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려다가 숨이 막혀서 그냥 물어뜯기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여기저기 간지러웠지만
간지러움의 역치가 꽤나 높아져서 두어번 서너곳을 비비적대곤 잊어버렸다.
그리고 방금
배가 고팠는지 날아든 모기 소리에 귀찮아서 힘을 빼니 다시 달려들어 팔뚝을 물었다.
찰나에 어쩐지 여기까지 날아든 모기가 반가운 마음이 들어 기쁜 마음으로 수혈을 해주며 같이 살까 싶었지만 내 손이 먼저 움직여 자동반사처럼 모기를 잡고야 말았다.
중년의 외로움이란 모기에게 피가 빨려도 존재를 느낄 수 있다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까지 닿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