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920 지 인생 지가 사는 거지

책임도 네가 지고

by Noname

우리 부모님께서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늘 하신 말씀 있었다.


'니 인생 네가 사는 거지.'


게다 첫째인 내가 엄마의 뜻대로 결국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의

반항이 매우 거세었기 때문에


내 동생들은 더더욱 본인이 하고 싶은 방향으로 내버려 두셨다.


사실 이제 와서 말인데,

중고등학생일 때, 공부는 안 하고 만화책만 보던 나에게


그래도 '공부 좀 하렴'하고 강제했다면

인생이 좀 더 쉽게 풀렸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긴 한다.


만화책을 봐도 좋다.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

그래서 그 책임을 지기 위해서 10대에 하지 않았던 공부를

20대부터 서서히 시작해서 이 나이 먹고 공부에 매달리게 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부모님은 그들의 형편이 가능한 한

지원해주기 위해 매우 노력하셨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삶에 매우 충실했고,

특히 아버지는 자신의 일을 매우 성실하고, 탁월하게 하셨다.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란 우리들은

어디 가서 일을 대충 해도, 남들보다 열심히 한다는 소릴 들을 정도였다.


가장 어렵고, 힘든 리더십이

솔선수범이라고 한다.


우리 아버지는 그저 성실하고, 정직하라고 하셨는데

평생을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오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답답하다가도 존경스럽고, 참 먹먹해진다.


잔소리 한 번 없이 묵묵하게 믿어주신 덕분에

알아서 '내 인생 내가 알아서' 잘 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나 보다.


그리고, 그 선택의 책임 역시 오롯이 내가 질 수 있다니


아프리카에서 현지 정착과정을 거치고, 부임지로 떠날 때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세상에 스스로 첫발을 떼는 느낌


초등학교 1학년 첫 등교일에 이런 느낌이었을까


기억은 없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오로지 나의 선택으로, 내가 책임지는 삶


그런 어른의 삶이 매우 재미있다.


그저 선택을 믿어주고, 시행착오를 지켜봐 주는 일


예전까진 그랬다.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그게 속이 편하고, 확실하니까

그런데 팀장직을 잠시 맡아서 해보니

내가 직접 하거나, 훈수를 두는 건 쉽지만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하면서, 필요하다고 할 때만 도움을 주는 인내가

더더욱 상대방을 성장시키는 일이니만큼 그만큼 더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도 잘못되면 어쨌든 책임은 내가 지고ㅎㅎ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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