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수치
어느날 동생과 나는 서로가 가진 특징이 아빠와 엄마 중 누구로 부터 왔는가를
퀴즈 맞추듯이 한 적이 있있었다.
동생의 흰 피부, 야무진 머리카락, 날씬한 다리
아빠!!
나의 체형, 반곱슬 머리카락, 각진 얼굴
엄마!!!
하다보니 기분이 상했다.
부모님의 장점을 모두 쏙쏙 골라 동생에게 주고
조금 모자란듯 보이는 건 나한테 몰아준 것 같았다.
게다가, 나는 부모님의 결혼을 탐탁치 않아 하는 상황에서
내가 생겨 두분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하니,
마냥 환영 받은 존재는 아니었다.
평소, 엄마는, '너만 아니었어도..'라는 말로 시작하는 푸념을 하셨었다.
그러니 나라는 존재에 대한 수치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여동생은 그나마, 죽은 남동생을 대체할 아들을 바랐던 엄마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딸이 었고, 아빠는 나 하나만 잘 키우자는 입장이셨었다고 했다.
둘의 처지는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남동생은, 얘는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을 받은 존재였다.
사랑을 받고 자란 정도와 삶의 노력 정도를 우리 남매 기준으로 보자면
나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책을 읽고, 노력을 해야 했다.
그냥 관심받고 사랑받기란 불가능했다. 아빠는 내가 없을 때, 내가 읽은 책의 양을 사람들에게 자랑스레 이야기 하셨다고 한다. 나를 사랑했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빠가 나를 사랑했다는 뚜렷한 뭐가 없다.
여동생은 그저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면 되었다. 예쁘장해서 아빠는 여동생을 많이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남동생은, 그 녀석은 그저 빛이고 사랑이었는데,
무슨 노력을 해왔을까 잘 모르지만,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꿈이 '짬뽕집'하는 거인 걸 보면
야망과 노력의 정도는 사랑과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했던 그만큼, 일 수도 있지 않을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