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말해
시골에 내려서가서 오랜만에 잠자기전 외마디 비명과도 같이
엄마 제발 적당히 좀 말해. 라고 말해버렸다.
잠들기 전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날만해도 벌써 세차례 나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잠자기 좋은 그 시간에 "45세에도 애를 낳아서 잘만 키우더라."하는 말에 급발진을 했달까.
다음날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한테는 연애가 불임이랑 똑같아.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야. 내가 몇년을 노력했는데 안 되는걸, 엄마보다 내가 더 속상해. 그러니까 더이상 제발 그거에 대해선 말하지 말아줘. 진짜, 제발."
응. 진심으로
이정도 매운맛으로 말하지 않으면 50세에 초혼에 성공한 친척 언니 덕분에 향후 10년은 더 들어야하는 이야기
그만좀 하라고. 적당히 해야지.
벌써 10년 넘게 이러고 있는걸.
그랬더니 "내가 너를 키가 작게 만들어서..."
늘 그랬다.
나는 성격도 문제고, 외모도 문제고. 엄마 눈엔 내가 다 문제지.
그러니 내가 무슨 자신감으로 가족한테도 받지 못한 있는 그대로의 나란 존재에 대한 인정과 사랑을 타인에게서 받을 수가 있겠어.
그러니까 엄마가 늘 했던 '너같은 딸 낳아봐라.'는 말이 무서워서
나같은 내 딸이 이 세상 살아가기 험난 할까봐 이미 벌써 미안해서 아무것도 못하겠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