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덤하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뭔가를 하려면 마음이 너무 급했다.
혹은 너무나 설레었고
혹은 너무 조급했고
혹은, 두려웠다
혹은, 기대됐다
애가 닳았다.
그 어느 경우에도
대상이 사람이라면 어서 보고 싶은 마음
대상이 여행이나 공부나 일이라면 어서 해치우고 싶은 마음
잘하고 싶어서 조급했고
잘 해낼 수 있을 거 같아서 설레었기도 했다.
이제는 누굴 만나기 전에 설레는 약속보다는 취소되었으면 하는 약속이 더 많고
이제는 내가 원하거나 뜻하거나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에 익숙해진 나머지 너무 잘하려고 준비해서 생기는 설렘이나 실수할까 봐 두려워서 생기는 조급함은 사라 지진 지 오래이고
그저 그럴만한 일이 일어나고
그저 그럴만한 결과가 나오겠지 싶다.
그냥 최선을 다하지도 않는 것 같다.
그럴 필요를 그 어느 곳에도 느끼지 못하고
어쩌면 편안하게 무난하게 산다는 건 이런 걸까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