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작은 원룸에서 사는데 도대체 짐이 너무 많다.
이 한 몸 건사하는데 뭘 이렇게 꽉꽉 채워 들여놨는지
내가 죽고 나면 이건 다 누가 치운담
그렇다고 지금부터 정리하자니 버릴 게 너무 많다.
그래서 또 그냥 둔다.
사는 게 이렇게 온갖 잡동사니가 들어찬 내 방 같으니
자꾸 지리멸렬해지나 보다.
그런데 또 그 잡동사니가 어쩐지 또 내게는 다 필요하기도 하고 차마 버릴 수 없기도 하고
이렇게 구질구질하니
또 지리멸렬해지는가 보다.
당근을 하자니 약속을 잡고 타인을 마주해야 하는 것도 끔찍이도 싫다.
나이가 들수록 집에만 있게 되는 건
늙어가는 내 외모도 부끄럽고
더 이상 신나지 않는 내 마음도 기운이 없고
죽을 순 없으니 죽은 시늉이라도 하려고 그렇게 누워만 있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