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들이 꽤나 내 주위에 많은데
나는 그들의 무덤덤함이 너무나도 편하게 느껴져서 그냥 맹목적으로 그런 류의 사람들에게 끌리는 것 같다.
반대로 나의 감정표현와 반응은 너무나도 투명하고 세밀하다.
그걸 완화시켜주는 쿠션과 같은 존재랄까.
그런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나를 묵묵히 챙긴다.
그 챙김을 나는 오롯이 고마워하며 감동하고 표현한다.
나의 그 투명함을 '착함'이라고 표현해준다.
그게 또 신기하다.
그저 그들에게 못되게 굴 이유가 없었을 뿐이지 않을까?
그렇게까지 무던하게 챙겨주고 배려해주고 닿으면 깨질까 아껴주는 사람들에게
당연히 나도 조심스럽게 소중히 배려하고 뭐라도 더 주고 싶어지는게 아닐까.
공감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데
자신의 잘남을 뽐내려는게 아니라 염려가 가득한 조심스러운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랄까.
그러니까, 오히려 누구보다도 더 세심한 사람들인데
그저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게 서툴어서 제대로 입밖에 내지는 못하지만
아, 말로 꼭 표현하지 않아도 알수 있는 그 마음을
그러고보니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또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사람들도 서툴게 표현을 하기 시작한다.
매우 조심스럽게
그게또 고마워서 아침부터 가장 맛있는 찹쌀떡 두개를 골라 가장 맛있어보이는 샤인머스캣 한송이를 싸준 그 마음에 눈물이 흘렀다.
이제 무슨 일이 생겨도,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생긴 것 같았다.
실제로도 그랬고, 그럴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