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초록은 동색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끼리끼리 비슷한 에너지가 모여 그룹을 이룬다고 한다
까마귀 세상에선 백로가 이상한 게 당연하고
까마귀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백로는
까마귀에게 물들다가 회색빛을 거치게 마련이다
그러고 몇 세대가 지나면 살아남기 위해 까마귀처럼 행동하게 되겠지
반면교사가 위험한 이유는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무의식에 ‘저렇게’만 각인이 된다는 거다
분별이 없다고 하는 무의식은 ‘하지 말아야지’가 아닌
‘저렇게’만을 생존을 위한 학습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그래서 맹모삼천지교는 백번 천 번 옳다
초록은 동색, 비슷한 부류끼리 편협해질 수 있음만 견제한다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그냥 비슷한 사람들 끼리끼리 마음 편하게 사는 게 나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어차피 인생 짧다
그 짧은 인생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사람들만 봐도 부족한데 굳이
내 에너지를 마이너스로 만드는 사람들 곁에 있을 이유는 없다. 그게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고 예의를 갖춘
이미 괜찮은 분들이 세상에 많다
굳이. 이 나이쯤 됐는데도 안 맞는 사람에게 맞추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는 건, 큰 그림에서 봤을 때 맞지 않는다
불혹이라는 나이는 불혹이 가능한 환경을 불혹이 가능한 정신 상태에서 창조 가능한 세상이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오늘은 16시부터 와인 한 병, 버니니 한병, 하이볼 마시고 취한 날이다.
인생에 이런 날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