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913 만남의 주기

자주의 기준

by Noname

"넌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데 뭐..."


라고 볼 멘 소리를 하는 요가친구에게 말했다.


"내가 요즘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이 같이 사는 내 동생 다음으로 너인데?"


사느라고 바빠서인지, 코로나19 때문인지

2020년 6월에 다시 서울로 돌아오고 나서 사람을 자주 만나는 주기의 개념이 바뀌었다.


요가친구는 길면 두 달에 한번, 짧으면 한달에 한번을 만난다.

정말 자주보는 편이다.


차로 15분 거리에 사는 친한 언니 역시 마찬가지이다.


주말은 한정되어 있고, 평일까지 치더라도

우리가 대학교를 같이 다니던 그 시절 만큼 자주 보긴 쉽지 않다.


'자주'는 그래서 내게는 1~2개월에 한번 보는 사이이다.


특히나, 대학 친구들 중 IT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은 나와 컴공을 부전공하던 시절 친구 밖에 없다.

남자 사람 친구 다 보니 더더욱, 몇년 후면 아마 본지 15년은 됐을거 같다.


세네갈에서 함께 지냈던 친구들, 대학교를 같이 다녔던 친구들,

같이 기술사 공부를 했던 지인들, 회사를 같이 다녔던 직장동료들

중고등학교 친구는 말할 것도 없이


본지 족히 3년은 되었다.


우리 아버지 장례식 때 보고 못 뵌 분들도 계시니 기본 4년은 됐나보다.


정말 신기한 것은

만남의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는 거다.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갔을 때도, 기술사 공부를 할때도, 몸을 치료하느라 산속에 있을 때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연락하기 힘들었다곤 해도,

SNS 덕분인지, 마음이 통한 덕분인지


그저 서로 잘 지내고 있으려나, 별다른 사건 없이

어쩌다 연락이 와도 그저 우리가 함께 했던 그때처럼 한결같이 반갑고, 기쁘고, 다정하다.


자주 보면 좋겠지만,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의 인간관계는 물리적 거리보다

심적인 거리가 더 가까워질 수 밖에 없나보다.


우리가 자주보든 자주 보지 못하든

우리가 함께 한 시간들이, 그리고 서로가 나누었던 마음의 주고받음이

오롯이 빛나고 있다.


나이를 먹고, 주름이 생기고, 어떤 친구들은 가족이 더 늘었지만


떨어져 있는 시간 조차도, 우리의 시간이 축적되고

각자의 모습으로 함께 했던 기억 덕분에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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