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886 겪어봐야 안다고

새사람이 되었다

by Noname

그냥 프리랜서로 감리나 컨설팅하시면 될 텐데, 왜 조직에 들어오셨어요? 직장 생활 힘들어요


팀장님께서 입사 첫날 하신 말씀이다

사실 기술사 학습 경험 덕에 러닝 커브가 짧아지고, 경력연차+10년 정도는 능력을 인정받기 때문에 다양한 직무로 전환, 확장이 가능하다


나 역시도 이직을 고민하며 뭘 할지 고민을 했다

금융분야로 온 건, 그냥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산업 도메인이 도전하고 싶었고, 지인이 소개를 해준 덕도 있었다



피터 드러커 선생님은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와 직무경험을 2년에 한 번씩 바꾸라고 하셨었다


도장깨기 하듯 2년마다 산업분야를 바꾸어 왔는데

마침 또 이직이 흠이 되던 세대가 끝이 난 덕도 있다


새로운 걸 배우는 걸 좋아하고, 문서 보는 걸 좋아하니까 직무도 기존 직무와 연관성은 갖고 있지만 전문성과 문제해결력이 더 필요한 직무로 전환했다


사실 주니어 때 했던 IT서비스 기획을 이어서 하기엔 트렌드에 관심도 없고, 창의력 높은 분들이 더 일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

뭐 자신도 없고, 그간 컨설팅/감리/교육을 했던 지라 뽑아주지도 않고 ㅎㅎ


금요일에 치맥을 하자고 하시는 팀장님의 말씀을 기꺼이 수용했다


전 직장이었으면 거절했을 일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건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정중함과 함께 하는 시간의 즐거움 여부에 달린 일이었다


게다 이미 한번 팀장직의 맛을 본 탓에 첫날 팀장님께서 하신 말씀의 그 의미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팀장님께서 가끔 보면 무례한 분들도 일는데, 본인께서 그런 건 막아주니 너무 염려 말라고 하셨다


그렇다. 그 무례한 분들을 몸빵 하다 보니 지쳤던 것 같다. 정중하고 진정성이 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되도록 피해버린다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라는 뇌과학자의 뇌졸중 극복에 관한 책에 타인의 에너지를 언급한 부분이 있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런 에너지를 잘 느끼는 편이기도 하고, 명상을 공부하고, 대둔산에서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저자가 말하는 우뇌의 에너지에 대한 감지력이 더 올라갔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거창하게 말했지만 결국 함께 있는 동안 산뜻한 느낌이 드냐, 아니냐의 문제다


산뜻하다. 그리고 그렇지 않을지라도

팀장님의 존재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그리고 업무시간에 공부를 할 수 있으니

조급함도 누그러졌다


좋아, 잘해봅시다


경기도민으로 첫 주 출퇴근 소감.

내게도 이제 금요일의 소중함이 더 깊어졌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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