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자세
이직 이후, 아침엔 만원 버스를 탄다.
오늘도 여전히 만원인 버스,
운전기사 선생님께서는 마지막 사람까지 탈 수 있게
이미 탄 분들께 양해를 구하며, 마지막 한 분만 타면 된다고 조금만 더 들어가 달라고 말씀하셨다.
나의 작은 아침이에 동생을 태우거나, 누군가를 태우면
혼자 탔을 때보다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허리디스크가 한창일 때 타인의 차를 얻어 타 본 결과,
방지턱, 코너, 도로에 균열하지 못한 부분들, 장애물 등을
운전을 하는 나는 이미 인식했지만, 피 운전자분들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충격에 노출된다.
그래서 미리 말을 하거나, 매우 천천히 가거나, 놓칠 경우엔 '에구구 미안해요'하고, 꼭 사과를 한다.
대형면허는 없지만, 회전교차로나, 시골 마을의 좁은 길, 꼬리물기 중인 도로를 보면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하면 그냥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일에 마음을 다해 보람을 느끼지 않는 다면 그게 일일까 싶다.
운전기사 선생님 옆에 찰싹 붙어 가던 나는 오늘따라 운전석을 유심히 살펴보게 됐다.
타인의 삶을 훔쳐보는 느낌이라 겸연쩍긴 했지만…
계기판 옆에 사람들을 살피기 위해 거울을 보는 시선이 닿는 자리에
"기아는 천천히 부드럽게"라는 문구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일에 대한 태도,
잘 되지 않는 부분을 체크해서 개선하기 위해 시선이 잘 닿는 곳에 적어두는 일
거기서 묘한 유대감과 감동이 밀려왔다.
나 같은 경우엔 처음엔 모르는 것, 잘 못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서 수없이 많이 붙여놨다가
하나씩 줄여나간다.
어쩌면 운전기사 선생님께서도, 처음 운전을 시작했을 때부터 숙련되어온 운전기술 중
하나가 남은 게 아닐까,
기아는 천천히 부드럽게,
그리고, 이 버스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로 가는 그 길이
부디 갑작스럽고 거칠지 않게 안내해주시는 그 배려의 마음이
거룩하게 느껴졌다.
'천천히 부드럽게' 뭐든 그렇게 해봐야겠다.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