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한 서울살이
집이 갖고 싶다, 요즘 입에 붙어서 왜 그런고 하니
지난번 이사때 책들을 대량 처분한 것이 아직도 마음에 걸리니
책이 내 삶에 갖는 의미란
어린 시절 우리 아버지는 내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걸
그렇게 자랑스러워하셨다
공부 잘해서 상받아 올때도 아무 말씀 없으셨는데
집정리한다고 책을 한가득 내어놓을때면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 보고
우리 큰애가 그렇게 책을 많이 본다며
미술 잘 해서 학교에서 액자 걸어준걸 가져오던날
아버지는 당장에 못질을 해서 우리집 대문 정면에 떡 걸어주셨다.
지난 주말 시골집에 내려가니
우리엄마 뜬금없이 액자 하나 사야하신다길래
갑자기 무슨 액자를 사냐고 핀잔하자
그때 네 그림 걸어두었던 액자에 금이 가도 한참전에 갔는데
유리 못 바꿨다고
액자 하나 해야한다시는데
늘 그곳에 걸려있어
올려다 보지도 않던 그 액자,
서울 작은 방 한구석에서 나를 울리네
집이 갖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로 가득 채우고
내가 그린 그림들 못질해서 다 걸어두면
우리 아버지 우리 딸 좋아하는거 실컫하라고
하늘에서 웃어주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