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870 다쳤고 닫혔다

찰칵

by Noname
어쩌면 내 무의식은 여전히 사람들과 행복하게 삶을 즐기는 것이 두려운지도 모른다


토요일, 피티를 받다가 허리를 다쳤다

요즘 한참 중량 올리는 데에 재미가 들여있었고, 선생님도 부쩍 수행능력이 좋아졌다고 해주셨다


스미스 머신 스쾃 중량을 늘리고 있던 참이었다

30킬로는 거뜬했다. 선생님께서 무게를 40으로 올리셨고, 나도 충분히 하겠다 싶었다


벨트를 차고, 자세를 잡았다


세 개째에 허리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했다

벨트를 차서인지, 자만심으로 긴장이 살짝 풀렸던 건지 허리를 다쳤다


그래서 어제부터 주말 내내 침대에 누워있는 신세이다


다행히 동네 한의원이 이번 달까지 일요일 진료를 봐주시는 덕에 오늘은 약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허리가 나간 시골 할머니의 자세로 활동하고 있다


통증에는 워낙 강한 편이라 이 정도 통증은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이렇게 누워있자니 옛날 생각이 났다


그리고 다시 그때의 감정이 떠올랐다

허리를 다쳤다는 내 말에 최근까지 친밀하게 지내온 친구의 웃음 때문일까, 마음이 닫혔다.


어쩌면 다친 걸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타인에게 이런 기대를 하는 어린 마음이 작동된다니, 나도 참 어른스럽지 못하네


2018년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3개월 입원하고

3년 간 일을 쉬며 깨달은 것은

그 누구도 바닥을 치고 있는 내 삶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충분히 스스로를 발전시키지 않는 한

좋을 때만 좋은 인맥이 나를 돕지는 않는다는 것


그냥 좋을 때만 좋은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선

그 좋을 때를 즐기기 위해서

홀로 피땀 흘리며 성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오로지 바닥에서 허우적거리는 나에게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일부의 귀한 분들에게

시간과 열정을 쏟아도 충분하다는 것


절대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선 안 된다

그들이 여유롭게 놀 수 있는 건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고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


아무래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는 다시 변화할 것 같다.


우선 내가 잘 살아야 한다

아프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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