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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813 다시 만난 미하엘 엔데

당근!

by Noname

오늘은 나의 첫 당근나눔을 하는 날이었다.

나눔을 받으시는 분께서 15분 가량 늦게 오시게 되어 당근을 구경하던 중,

미하엘엔데 작가님의 원서 2권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바로 당근 채팅을 하였다.


늦게 와주신 덕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모'로 유명하신 작가님의 책을 처음 접한건, '모모'가 유명해지기 전이었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왔다던가...


어렸을 적부터 추천 서적을 읽기도 하였지만 주로 책을 고른 방법은 책제목과 목차 일부의 내용만을 보고, 책을 고르곤 했다. 그렇게 10여년 전에 만난 책이 미하엘 엔데 선생님의 '망각의 정원'이었다.

그 후로 '끝없는 이야기'부터 도서관에 있던 그 분의 책은 모두 읽었었다.


추석 연휴 동안 내가 무엇인가를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았다.

마치 영화 '소울'에 나오는 '방황하는 영혼'처럼 목적전도를 눈치채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운명처럼 다시 만난 미하엘 엔데 선생님의 '끝없는 이야기'와 '모모'


2012년 10월 3일에 남겼던 독서감상문이 있다. 기록의 중요성이란

싸이월드 시절 싸이월드 게시판에 있던 독서감상문을 모조리 날렸었는데,

티스토리에 남긴 글들은 굳이 마이그레이션 하지 않아도 되길 바라며...


- 감상문 중-

외적인 부분에 의해 위축되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과
삶의 연속과 반복 속에서 목적을 잃은 채, 의미도 없이 움직이는 사람과 (목적전도랄까a)
사실은 잃지 말았어야할, 잊지 말았어야하는 것들을 되찾기란 녹록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찾았을 때에야 비로서 온전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것.
사실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는 서로를 바라보고 감싸 안아주고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방법, 왜 나는 나여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그러니 제발 그 바보같은 자기계발서를 내려놓고 동화책을 봤으면 좋겠다.

출처: https://24nga.tistory.com/entry/동화-미하엘-엔데-끝없는-이야기

망각의 정원

마음이 아프다.

나는 정말로 새까맣게 중요한 것들을 잊고 있었다.

그리고 재밌는건 최근까지 자기계발서에 심취해 있었던 것.

중요한건 자기계발서는 바보같은게 아니라는 걸 지금은 알고있고, 덕분에 성장한 부분도 분명 있다는 점


뭐랄까, 이제는 정말 균형을 잡고 뭔가를 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용기가 생긴달까


그리고 읽었던 책을 다시보는 묘미는 내가 펼친 페이지가 종종 나의 상황에 필요한 말이기도 하다는 데에 있다.

사실, 올해 초부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금도 내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마왕의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를 들어볼까도 싶지만, 그것보다는 '끝없는 이야기'를 필사하며 명상을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이 먹먹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린시절 고이고이 숨겨두고는 나자신 조차 잊어버려 먼지가 잔뜩 쌓인 보물지도를 다시 찾은 느낌.

다시 만난 '끝없는 이야기'는 나의 영혼에 잔뜩 쌓여버린 먼지를 털어내어 줄것이다.


영혼에 쌓인 먼지를 걷어내는 작업을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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