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
살아있음에 감사하지만 그만큼 죽음에 관한 열망도 크다
그렇기에 현재를 열심히 살 수 있다
비극의 과정에서 풍파를 겪고, 고통과 시련을 이겨낸 인간이 갖는 깊이는 확실히 다르다.
누군가가 내게 와서 자신의 표면적 고통을 이야기하했을때, 그 이야기의 본질적인 고통을 감정과 신체의 고통으로 함께 느낄 수 있는 능력, 즉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공감을 초월한 감정에너지의 폭발적 흡수와 배출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당사자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알 수는 없다.
나는 나의 아버지가 겪었던 고통을 알 수 없었다.
차라리 내가 대신 아프고 싶었고, 내가 대신 죽고 싶었던 그 고통을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몸이 아주 아프기도 했고, 감정적으로도 그랬고,
어떻게 하면 고통스럽지 않게 우아하고, 편안하게 죽을지를 연구했던 꼬마는
백합꽃이 사람을 죽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하얀 백합꽃이 가득한 방에서 고통없이 죽을 수 있기를 늘 상상했다. 가브리엘이 제안한 편안한 방법이 있을거라곤 생각을 못했었던 귀여운 꼬마구나.
어쨌든 적어도 죽음만은 내 스스로 선택하겠다고 다짐했건만
그 누구도 슬프게 하고싶지 않았고, 애처로운 부모님에게 같은 고통을 두번이나 줄 수 없었던 착한 딸이었다.
세상에는 단 한 번도 자살을 떠올려보지 않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내가 느낀 당혹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완벽한 현재
이야스 웰즈경이 천사들과 핸디캡을 조율하는 장면에서 위안을 얻었다.
어쨌든 내가 선택해온 삶이다.
아빠가 돌아가실때, 유일하게 위안이 되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이상 육신의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었다. 정말로 아빠는 죽음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났을까
아빠가 행복하고, 편안하길 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삶이라면 지금의 육신을 가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열렬히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상담 선생님께서 인생은 40부터라고, 그 이후 완숙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조금은 받아들여진다.
나는 얼마나 나로서 오롯이 삶을 살아낼까!
재밌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