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기
상담 받은 날은 매우 힘들다
오늘 상담의 핵심은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추측을 통해 자기방어를 하는 것이었다
과제는 추측하지 않기, 불안을 알아차리기
지난 추석연휴 선생님께서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해보라고 하셔서 좋아하는 걸 찾아 하니 정말 휴식을 한것 같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어떤 걸 하셨냐고 여쭤보셔서
동생과 한증막에 다녀왔고, 자연 다큐를 봤고, 책을 읽었고, 운동도하고 공부도 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사실 누워서 하늘을 보는 것과 바람결을 맞는걸 정말 좋아해서 정자에 세시간이나 누우있었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내게 굉장히 낭만적이시다며 시를 쓰실것 같다고 하셨다
어린시절 시를 곧잘 썼는데 선생님께서는 시가 너무 어른스럽다고, 글쓰기 대회에 보내주지 않으셨다
공부도 잘했어서 수학경시대회에 당연히 내가 나가야했지만 지나치게 끈기있게 풀리지 않는 문제에 매달리는 바람에 나보다 수학을 못하는 동갑내기 친척이 경시대회를 나갔던 이야기
미술도 잘했는데 중학교3학년때 예고를 준비하던 친구와 비교를 하며 내게 고의적으로 낮은 점수를 주셨던 선생님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하다 그래도 컴퓨터는 남들이 안된다고 해도 혼자 공부해서 자격증을 땄던 이야기를 드리고 나서 깨달았다
누군가의 주관적 비난에 신물이 나서
주관적 판단의 여지가 없도록
측정가능하고 증명가능한 것들에 집착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었구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그렇게 아프게 내 마음에 자리잡고 있었다니
정말 아프고 눈물이 났다
요즘 여유가 생겨서 나의 이 귀엽고 풍부하고 넘치는 사랑을 누군가에게 주고 싶지만 양가감정으로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나는 정말 혼자일땐 괜찮지만
누군가와 관계가 틀어지면 마음이 아픈만큼 몸도 아팠다
그렇게 정신적 충격이 육체적 고통으로 동시에 작용하는 바람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먼저 판단하고 추측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해왔구나
괜찮아 이젠
누가 뭐라고 해도
누가 내게 상처를 줘도
내게는 충분히 이겨낼 힘이 있단다
그러니 더 마음을 열어도 괜찮아
누구도 널 무작정 아프게 하지 않아
스스로 감당해낼 수 없다는 불신과
다시는 아프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다시 누군가를 만나는 데에 큰 두려움과 불안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용기가 필요하다
담대함이 필요하다
신은 내게 용기와 담대함을 갖출 기회를 주겠지
그외 엄마에 대한 마음을 이야기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죽음’에서 이냐스경이 자신이 원하는 삶과 동시에 핸디캡을 선택하는 장면이 위안이 되었다는 이야기
더 큰 성장을 위해 지금까지 힘든 삶을 견뎌내왔으며
남아있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