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그러고보니 다른 죽음이 또 있었다
회사에서 멀지 않은 거리
산책을 할때 지나는 건물에서의 투신
마침 점심시간이라 많은 사람이 보았고, 심지어 누군가는 몸을 부딪혔다고 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봤다고
다들 본인이 지나가는 길에서 벌어진 그 사건을 끔찍하게 이야기했다
사건의 당사자인 본인도 안타깝지만
그 사건을 목도한 사람들을 염려하는건
아무래도 내가 아직 사자의 입장에 있지 않은 탓일테지
한때 죽고자 하는 사유가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내 편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죽더라도 이해받지 못하겠구나
죽어서도 미움 받겠구나
어떤 사유에서 그런 선택을 한걸까 추측하는 말들이 오갔다
알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한 차원을 벗어난 건지
그대로 매몰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멈춰진 그의 시간과
흐르는 우리의 시간이
잠시 화젯거리로 떠돌고 있는 현재가
더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상담을 받으며 삶에 관한 인식이 옅어졌다
역시 자의식 과잉 상태였으려나
나라는 존재에 관한 인식이 흐려지니
적당히 편해졌다
문득, ‘뭐 그렇게 피곤하게 사냐’라고 했던
친구의 목소리가 귓전에 들려왔다
나 정말 지나치게 피곤하게 살았었구나
모든 것에 지나치게 진심으로 집중했었구나
내가 정말 힘겨워 보였겠구나
명상을 하려고 눈을 감을 때, 거의 매번 눈가와 입가의 근육을 가뜩 움츠리고 있는다는 걸 깨달을 때가 있다
몇 숨을 내쉬어도 인식되지 않다가 겨우겨우 근육을 풀어 내면 그때야 깨닫는 것이다
힘을 빼자고 그렇게 노력하고, 되뇌여도 본능적으로 꾸욱 힘을 주고 있는게 너무도 익숙한가보다
누구도 널 해치지 않아
누구도 널 비난하지 않아
괜찮아 편하게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