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772 끔찍한 디스토피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장을 해버렸다.

by Noname


#1984 #조지오웰


5년 전쯤 읽은 #한병철교수님 의 #투명사회 에서 #빅브라더 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하고 SNS로 자발적 #라이프로깅 즉, 자발적 개인 데이터 헌납이 이루어지면서 #페이스북 은 개인의 정치적 사상적 성향 등을 마음만 먹으면 쉽게 뽑아낼 수 있다.


#디지털팬옵티콘

이런 류의 통제 시도는 로마시대 콜로세움 경기를 통한 시야 가리기부터 전두환 정권 3S, 현대의 마케팅까지 두루두루 이루어져왔다. 스포츠나 섹스나, 마케팅 성공 사례를 보면 꽤나 확실한 효과가 있다. 특히나 무의식을 조종하는 경우는 거의 100%의 확률로 성공적이었다. 그게 이젠 더 쉬워진거다.

책의 전반에는 세뇌로 인하여 사고가 확장되지 못하고, 주입된 그대로 반응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텔레스크린은 수신과 송신을 동시에 할 수 있었다. 윈스턴이 아주 낮게 속삭이는 소리보다 조금이라도 큰 소리를 내기만 하면, 텔레스크린이 그 소리를 포착했다. 게다가 그 금속판의 시야 안에 있을 때는 소리뿐만 아니라 그의 모습까지도 저쪽 편으로 전달 되었다. 물론 어느 특정한 순간에 자신이 감시당하는지 여부를 알아낼 방법은 없었다. 사상 경찰이 어떤 개인을 얼마나 자주, 어떤 시스템으로 살펴보는지는 그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뜻을 표현하는 능력을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처음에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린 것 같아서 신기했다.


�게다가 골드스틴을 보거나 생각하기만 해도 공포와 분노가 자동으로 생겨났다. (중략) 30초도 안 돼서 언제나 모든 가식이 불필요해졌다. 공포와 원한의 섬뜩한 황홀경, 살인 욕망, 누군가를 고문하고 망치로 얼굴을 뭉개버리고 싶다는 욕망이 전류처럼 모든 사람들을 통과하며 각자의 읮와 상관없이 그들을 일그러진 얼굴로 악을 써대는 미치광이로 만들어버리는 것 같았다.


�"교수형 보고 싶어! 교수형 보고 싶어!" 여자아이가 계속 깡충거리면서 구호처럼 외쳐댔다.


�지금은 공포, 증오, 고통이 있을 뿐, 품위 있는 감정이나 깊고 복잡한 슬픔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깊이가 수백 길이나 되는 초록색 물속에서 계속 가라앉으면서 그를 올려다보는 어머니와 여동생의 커다란 눈에 이런 감정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


디지털화가 되면서 인간들의 주 사상을 파악하고 #확증편향 에 몰아 넣을 수 있는 덕에 #디지털좀비 가 양산되었고, 고맙게도 #전자파 덕분에 인간의 우매함을 극도로 끌어올려 정상적 사고를 하기 힘들 지경으로 몰아넣기 좋은 시대이다.

1940년 경 이런 상상을 하고 이런 사회를 그려낸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고 감탄스러웠다.



내용 중에 신어를 만들어 표현의 자유를 최소화함으로써 사상의 자유를 막는다는 것이 타당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빅터프랭클 교수님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야기한 인간의 정신 한 가닥을 막을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다음 구절을 통해 추론해 보건데, 이들은 약물로도 이미 충분히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겨 버린 듯 했다.


�윈스턴은 술이 담긴 잔을 들어 올린 뒤 잠시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기름 맛이 나는 술을 꿀꺽 삼켰다. 눈을 깜박여서 눈물을 털어내고 나니, 갑자기 배가 고팠다. 그는 스튜를 숟가락으로 퍼서 마구 먹기 시작했다. 대체로 맛이 없는 액체 속에 분홍색이 도는 정육면체 스펀지 같은 것들이 들어있었다. 십중팔구 고기인 듯 했다.


�배급량이 일주일에 20그램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발표가 나온 것이 겨우 어제였다. 그런데 고작 24시간 만에 그 발표를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그렇다, 받아들였다.



우매하고 몰지각하니 노력 없이 평등과 책임 없는 자유를 외칠 수 있는것


결국 몇 구절을 옮기긴했지만,

사실 다시 상세히 읽기에는 정신이 또 피폐해질 것 같지만 너무 대단해서 책을 소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무의식이 통제당하고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지도 모르는 채, 나는 충분히 안정적으로 잘 살고 있다고 착각 중에 있는, 체제와 물질과 욕망에 지나치게 종속되어있는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지식인들의 사고방식이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더 전체주의적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가 한때 존재했다는 사실이 부정되고 망각 속에 묻힌다. 소멸이다. 흔히 쓰는 말은 증발이었다.


�유일하게 인정된 결혹의 목적은 당에 봉사할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 성행위는 관장과 비슷한, 좀 진저리 나는 가벼운 시술로 생각해야 했다.


�그들은 빈민굴에서 나고 자라 열두 살 때부터 일을 시작했고, 잠깐 아름다움과 성욕이 꽃피는 시기를 거치며 스무살 때 결혼했다. 서른 살이면 중년이 되고, 대부분 예순 살에 세상을 떠났다. 힘든 육체노동, 가정과 자식들을 건사하는 일, 이웃들과의 좀스러운 다툼, 영화, 축구, 맥주 그리고 무엇보다 도박이 그들의 머리를 가득 채웠다. 그들을 통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중략) 그들에게 당의 이념을 주입하려는 시도는 전혀 없었다. (중략) 그들이 가끔 불만을 품기는 했지만, 그래 봤자 어떤 결과도 낳지 못했다. 전체를 아우르는 사상이 없으니, 사소하고 구체적인 불만에만 초점을 맞출 뿐이었다. 거악은 언제나 그들의 시선을 벗어났다.


�과거는 한번만 변하지 않고, 계속 바뀌었다. 악몽처럼 윈스턴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왜 이런 거대한 사기극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신이 번도 명확히 이해한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사랑을 나눌 때 사람들은 에너지를 소진해요. 그리고 그게 끝나고 나면 행복한 마음에 그 어떤 일에도 신경을 쓰지 않죠. 그들은 사람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걸 참지 못해요. 사람들이 항상 에너지 때문에 터질 듯한 상태여야 한다는 게 그들의 바람이거든요. 그 모든 행진과 환호와 깃발 흔들기는 그저 변질된 섹스일 뿐이에요. 내면이 행복한 사람이라면 빅 브라더와 3개년 계획과 2분 증오 같은 망할 쓰레기에 왜 흥분하겠어요?"


�우리는 소극적인 복종으로 만족하지 않아. 더할 나위 없이 비굴한 굴복을도 안 되지. 네가 마침내 우리에게 굴복할 때는 반드시 너의 자유의지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어야 한다. 우리가 이단을 없애는 건, 그자가 우리에게 반항하기 때문이 아니야. 그자가 우리에게 반항하는 한 우리는 그자를 없애지 않는다. 먼저 놈을 전향시키고, 놈의 내면을 포착하고, 놈을 새롭게 바꿔놓지. 그에게서 사악한 것과 환상을 모두 태워 없애버리는 거야. 놈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거다. 겉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을 다해 진심으로 우리 편이 되게. 우리는 놈을 우리과 같게 만든 뒤에야 죽인다. (중략) 우리의 작업이 끝났을 때, 놈들에게는 인간의 껍데기만 남아 있었지. 그 껍데기 안에는 자기들이 저지른 짓에 대한 슬픔과 빅 브라더에 대한 사랑뿐이었다. 놈들이 빅 브라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감동적이었어. 놈들은 이렇게 깨끗한 마음으로 죽고 싶다며 빨리 총을 쏴달라고 애걸하더군.


�아, 잔인하고 쓸모없는 오해여! 아, 사랑이 가득한 품을 두고 제멋대로 고집을 부려 망명 생활을 하다니!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아침에 듣기에는 너무 피폐해져서 듣다가 아름다운 클래식으로 정화를 한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활자로 소유할 수 밖에 없는 건, 언제나 다시 각성하기 위함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무의식이 전체주의적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도.


한 인간의 정신을 샅샅이 파악하고, 그의 트라우마를 건드려 결국 점진적으로 '교화'시켜 나가 종국에는 그들의 뜻대로...


섬뜩하고 끔찍한데, 이런 일이 바로 옆 분단된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정말 무서운 일이다.


그리고 더 무서운 건 이런식으로 본인 스스로가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과 삶을 조종당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왜 그래야하는 지 이유도 모른채 살아있는 방법만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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