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741 사회화

아, 그래서

by Noname

바로 최근까지도 회사에서 사람들이 만나서 왜 지난 날 본 드라마 이야기를 하고, 영화이야기를 하고, 축구이야기를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럴 시간에 좀더 발전적인 방향의 이야기나 유용한 정보 공유를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건 나의 어리석음이었다.


일을 하다보면 전환이 필요한데, 그 시간에 일 이야기를 하는건 되려 문제를 풀어내는데에 부하만 가중 시킬 뿐이다.


사람들은 유대를 원하고, 공감을 원하고, 교류를 원한다.

가장 손쉬운 수단이 매체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을 대하기는 보통 까다로운 일이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


여간한 관심사가 아니면 눈에 보이듯 드러나는 영혼없는 리액션, 예의바르고 유쾌하지만 친해지긴 어려운 스타일이랄까.


그냥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말보다는 서로 함께 하고 있다는 연대감이 더 중요한 건데


그걸 간과했다.


물론 분명 어떤 집단은 좀더 생산적인 이야기를 주고받겠지만

적어도 내가 속한 집단은 그런 소소한 이야기


여행 정보 공유, 축구이야기, 최근 화제거리 들을 안주로

그저 시간을 같이 보낸다는 것에 소소한 정을 교류하는 것 같았다.


얼마전부터는 나도 조금은 실없는 이야기를 하며 사람들을 웃긴다.


적당한 선에서 적당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적당한 정을 주고 받으며

치열한 삶에 윤활류를 바르는 거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렇구나, 함께 한다는 건 그런거구나.


매번 같은 이야기를 묻고, 매번 같은 염려를 하면서

보통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애정이나 관심을 표한다.


그게 사회에 속한 사람이 서로에게 기대어 사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렇구나, 그랬어.


대학생 시절 봤던 연극 '담배연기의 꿈'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람이 말을 할 땐 무슨 말을 하느냐가 아니라, 왜 말을 하는지를 봐야해."


그렇다. 왜 말을 하는가.

무슨 말을 하는지에만 포커싱된 나의 미숙함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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