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733 배우지 못한 것 뿐

깜박이 다섯번

by Noname

면허를 따고나서 5개월 후에 중고로 자동차를 샀고,

2주만에 서울을 올라오게 되었다.


초보운전이니 얼마나 진땀이 나고, 서울의 갈래갈래 갈라진 도로가 어렵게만 느껴졌다.

갈림길에서 온 차체에 진땀을 흘리며 무심히 지나가는 다른 차들을 바라보고 있을때,

한 차가 길을 양보해주셨다.


고마운데 어떻게 표현을 해야하는 건지 몰랐다.


친구에게 물었다.

"있잖아, 도로에서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해?"


"비상등을 다섯번 하면 돼, 감!사!합!니!다! 미안할 때도 그렇게 하면 돼."


오... 그 뒤로 나는 비상등으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다니고 있다.

그때 나는 감사함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상태였던 거다.


그때 그 깨달음 덕분에

누군가가 감사해야할 때나, 미안해야할 때나 뭔가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일, 혹은 응당 하리라고 기대되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그저 '못 배운 것 뿐이야.'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전에 알던 어떤 사람은 자신의 몸가짐을 돌보지 않는 사람이었다.

공용으로 쓰는 방은 늘 지저분해서 사람들이 그 사람과 같이 방을 쓰는걸 꺼렸었다.


알고보니 그 사람의 부모님은 장애가 있으신 분들이라 아이를 충분히 돌볼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사람은 그저 보통의 가정에서 배우는 것들을 배우지 못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거였다.


물론, 알려준다고 해도 거의 30살이 되도록 살아온 모습이라 바뀌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누군가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을 무시하는 마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너그러운 마음과 무시하는 마음의 차이는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


주변에 누군가 배우지 못한 사람이 있어 마음에 걸린다면

내가 가서 가르쳐주던가, 그러지 않을 바에는 마음에서 걸리지 않도록 단도리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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