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721 건넛집 불구경

미지의 영역

by Noname

어릴때부터 버릇이다.

내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야기를 하더라도, 상황이 모두 종료된 이후에

남 이야기를 하듯이 내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고 정말 남이야기라고 하지는 않고,

“내가 있잖아, 지난 번에 이런 일이 있었어~”


정도로 아주 가볍게 무거운 이야기를 한다.

그럼 사람들은 종종 어떻게 자기 이야기를 그렇게 남 이야기하듯이 냉정하게 혹은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이야기를 하는지 묻는다.


울지 못하는 거다.

누군가의 앞에서


두려워하는 거다.

그렇게 말했을때, 별일 아니다. 네 잘못이네.할까봐


유년기에 누군가 따뜻하게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등을 토닥이며 내 이야기를 들어준 기억이 없다.


그래서 시간이 한참 지나면 이야기를 하는거다.

그 당시에는 스스로 집어삼키고,

해결하고, 괜찮아지고,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때


그때서야 말을 할 수 있는거다.


지금이라도 누군가가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내가 필요할때, 적재적소에 있어줄 수 있는건

나 자신 뿐이니


스스로 강해지고, 스스로 거듭날뿐


오히려 힘이 들땐 지독하게 외로운게 나을때도 있다.

이건 아마 무지에서 비롯된 말일테다.


누군가가 필요할때, 내 곁에 그 누군가가 있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서 누군가를 원하지도, 찾지도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글쎄 누군가 있다고 뭐가 달라질까

그건 미지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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