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718 부산행

자라보고 놀랜 가슴

by Noname

‘부산행’보자!


이 말에 당시 무슨 연유인지 상업영화에는 관심도 없었던 내가 그냥 여행 영화려니하고 친구와 본 좀비영화


심지어 한국 좀비


내가 가장 현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게 좀비이다.


귀신이나 이런 것은 착시현상 혹은 주파수 간섭에 의한 현상이라며 과학적 해석으로 무마시키지만


좀비는 너무나도 내게 현실적인 존재로 느껴진다.


게다가 그동안은 외국 좀비였는데, 생생하게 한국인의 얼굴에서 혈관 한땀한땀 좀비로 변하는 장면을 보곤, 소름이 돋았다.


그 후로 6개월 동안 악몽을 꿨다.

내가 꿨던 악몽은 좀비가 나오진 않지만 좀비의 등장이 예고된 상황에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사전 대응을 하는 일촉즉발의 상황 설정이 많았다.


그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후로, 대구에 사는 친구를 보기 위해 처음으로 KTX를 탔다. 나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문 열리는 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고,

화장실 문앞에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면 소스라치게 놀라 상대방 분마저 놀래켜버렸다.


이후로 대여섯번 더 탈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음악을 들이면 좀 괜찮지만 여전히 긴장이 되어 눈을 감아도 감은게 아닌 상황이다.


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로 나는 아까 사진으로 봤던 장면을 떠올리고는 한참 동안 그게 실제로 본 것인지 사진으로 본 것인지 헛갈려 했다.


그러니, 나의 뇌는 참 순진하고 해맑아서

KTX를 영화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강렬한 생존본능으로 나를 지켜주고 있는 중이겠지.


오늘 잠을 설쳐서 5시간 자고, 아침 운동을 하고 나왔는데



나는 안전하다. 괜찮아. 조금 눈을 붙여도.

누구도, 그 무엇도 널 헤치지 않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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