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700 형체없는 그리움

by Noname

보고싶은 사람을 딱히 꼽을 순 없었는데

보고싶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너무 많은 걸 하는 기분이 들었다


숨을 쉬고 있는데

숨을 쉬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삶에서 열정과 애착 혹은 집착이 사그라들고

그냥 그런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지옥일까 축복일까


이쯤되면

삶의 무료함은 축복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무료함은 내가 억지로 깨지 않아도

어떻게든 언제건 깨어질 위태로운 것이기에


애당초 스스로가 나서서 그 무료함을 깨는 편이

태어난 운명에 저항하는 유일한 길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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