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보고싶은 사람을 딱히 꼽을 순 없었는데
보고싶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너무 많은 걸 하는 기분이 들었다
숨을 쉬고 있는데
숨을 쉬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삶에서 열정과 애착 혹은 집착이 사그라들고
그냥 그런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지옥일까 축복일까
이쯤되면
삶의 무료함은 축복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무료함은 내가 억지로 깨지 않아도
어떻게든 언제건 깨어질 위태로운 것이기에
애당초 스스로가 나서서 그 무료함을 깨는 편이
태어난 운명에 저항하는 유일한 길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