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1년에 한두편 정도의 드라마를 본다.
회사에서나 친구들 사이에서나 같이 이야기를 할 경우가 생기면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드라마나 영화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대학생 때에는 흔한게 연애이야기였고, 사회초년생 시절엔 회사에 관한 이야기, 아마 결혼한 여자분들은 시댁이야기나 아이 이야기가 주인 것 같다.
반려동물이 있는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개인사는 이미 동이 났거나, 이야기를 하자니 너무 길고, 깊어서 굳이 꺼낼 정도의 것이 아니거나
그러다보면 공통의 관심사라는게 회사의 빌런이거나 빌런 조차 없으면 최근 본 드라마나 영화가 되는거다
어린 시절부터 내가 보는 드라마는 유쾌한 가족드라마나 다큐멘터리였기 때문에 누군가와 이야기하기가 어려웠다.
사회초년생 시절엔 직장분들과 이야기하려고 일부러 개그프로그램의 레퍼토리가 바뀔 때쯤 한번씩 보고는 그 프로 이야기를 하는구나 하면서 아는 척도 해보고 흉내도 내보기도 했었다
언젠가부터는 그런 이야기를 할때, 그런 것들이 있다는 것에 잠시 호기심이 동하여 스토리를 들어보곤 하지만 찾아보진 않는다
내가 유행을 아는 창구는 역시 내 동생이려나
최근에 동생이 보는 드라마를 같이 봤다
중학생 시절 봤던 만화책이 드라마로 나온것 같았다
매일 비슷한 일상에 뭔가 재미있는 자극이 될만한게 필요한데 상상력도 동이 나고, 뭔가를 직접 하긴 여의치 않을때 OTT나 티비를 보게 되는 걸까
초등학생 시절엔 모르는 세계에 관한 호기심이 있었고, 중고등학생 시절엔 무협지나 판타지 만화에 빠져있었다. 대학생 초반엔 게임에 빠져있었다
게임을 그만두고부터는 게임에서 하던 일일퀘스트를 회사에서 하고, 레벨업을 운동으로 했달까
사실 그당시 하던 게임이 산을 타고, 수영을 할 수 있었는데, 물을 무서워하는 나는 게임을 그만둔 시점부터 산을 다녔다.
당시엔 지금처럼 산을 다니는 20대가 거의 없었고, 술을 마시지 않는 나는 동호회같은 건 나가지 않았기에 자연스럽게 모든 것들이 나 혼자하는 활동 위주로 변했다.
자전거도, 책도, 영화도, 글쓰기도
누군가와 공통된 관심사를 이야기하는게 쉽지 않았다
내 주변엔 나와 비슷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대중적인 것들에서 점점 멀어지고 유행에 관심이 없어지면서 흘러나오는 노래 제목도 티비에 나온 가수도 누군지 몰라질 때쯤
어린시절 친척 언니들이 왜 그렇게 유행을 몰랐나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나도 그 언니들의 나이쯤 되었던 것이다
사람들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 있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보는 걸까, 대체적으로 재밌다고 이야기하는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을 보고, 그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동조를 하면 무난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혹은 말라버렸거나 지쳐버린 상상력과 체력을 대신 해줄 것이 필요해서 프로그램을 보게 되는 걸까
무언갈 하기엔 밖은 너무 춥고, 동생과 어울리려고 같이 프로그램을 하나둘 보다보니 참 세상엔 재미있는게 많구나 싶었다
나는 내 삶이 재미있는 걸까
평소 같으면 관심을 다른데에 두기엔 시간이 빠듯한데
정말 빠듯했던 걸까 스스로에게 좇기고 있던걸까
일단 잠이나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