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넘쳐
작년까지만해도 효율성을 많이 따졌다.
그러다보니 회사에서는 업무 시간 내에 일을 마치기 위해 화장실도 가지 않고 일한 적도 많고, 날을 샌 적도 많았다.
대학생때 공급사슬관리 첫시간에 교수님께서 가장 중요한건 “납기”라고 칠판에 적어주셨던 장면이 뇌리 깊숙히 박혀있다.
대학교 1학년 말에 게임에 빠져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아서 3개월 만에 8키로램이 빠졌었다. 이모는 장문의 편지로 나를 설득했고, 그 뒤로 용돈이 끊겼다. 그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마침 또 2학년때부터는 컴퓨터공학을 부전공하기 시작해서 좋아하는 공부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도서관에서 살게 되었다.
아르바이트와 공부, 그리고 친구들과 놀자니 시간 배분이 매우 중요했다. 그 어느때보다 계획적으로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운동을 통해서 놀기위한 체력도 확보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컴퓨터 학원도 계속 다녔다.
효율성을 최대로 올리는 방법은 주어진 시간의 한정성을 절실하게 느낄 때이다.
실제로 가장 많은 활동을 한게 컨설팅을 하던 때이다.
날을 새기도 하고, 지방 출장도 잦았지만 평일에는 주말에 학원에서 강의 및 멘토링을 하는 자료도 만들고, 틈틈히 매일 데일리이슈를 올려주고, 답안 멘토링도 해드렸다. 그와 동시에 글쓰기 모임에서 일주일 마다 내주는 글쓰기 과제를 10주동안 단 한번도 늦지 않고 제출했다.
실전시험 풀이집도 만들었고, 그림모임도 나갔고, 단지 그때는 운동을 하지 않았다.
쉴 때보다 회사를 다닐때,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살게 된다.
삶의 유한성과 시간의 유한성을 깊이 깨달을 수 있다는 건 큰 복인 것 같다.
단지 그로 인해 너무 조급해지지 않고, 여유를 갖고 주변을 돌볼 줄도 아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9회기 상담, 선생님께서 내게 정말 용감하고 멋진 어른이 되시겠다고 하셨다.
그런데도 내가 내 스스로를 비난하다니
주변에서 듣는 “너는 너무 독해.” 라던가 “너는 너무 팍팍해.” 하던가 그런 말들 덕분에 더더욱 스스로를 비난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그 덕에 완급조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중심을 잡고, 올곧게 바로 선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정신과 약을 먹은 후로, 계획을 빼곡하게 세우지 않는다.
매년 연말이면 연단위, 분기 단위, 월단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웠지만 2022년 말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대략적으로 월단위 목표와 주간 계획표 정도를 세웠을 뿐이다.
조금 느슨하게 가더라도 내가 바라는 길로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우뚝 서리라는 걸 믿는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커질 수록,
느슨하지만 알차게 삶을 일궈나갈 수 있는게 아닐까
어쩌면 나의 완벽주의와 지나친 욕심은 스스로를 믿지 못해 다그치는 자기비하의 일종이었을지도 모른다.
고등학생 때 친구가 해준 말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잘 할거야.”
맞다. 나는 놀면서도 많은 것를 배우고 깨우치는 사람이다. 게임을 했던 경험으로 일머리를 잡을 정도의 사람인걸!
꽤나 멋지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