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못하는 이유
어릴 때부터 해온 현실도피의 하나는 나의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과 신나게 장난치고, 웃는 거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의 에너지를 밝게 끌어올리고, 당면한 문제 상황을 잠시라도 벗어나 삶의 기쁨과 감사함을 느끼는 거였다.
그런 상황에서는 내게 굳이 물어보지 않아주는 사람들이 너무 고마웠다.
물론 나에게 묻고, 다독여주고, 공감해주는 친구들도 고맙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내가 차마 내 마음에도 다 담지 못해 흘러넘치는 때도 있었다.
그럴때엔 사람을 피했다.
내 선에서 처리되지 않은 감정과 어둠이
행여 소중한 사람들마져 잠겨버리게 할까봐
작은 나의 배려는 그런 정도 밖엔 되지 않았다.
내가 사람들을 피하고, 질문에 입을 닫고, 질문을 하지 않아서 되려 상대방이 되려 마음이 아프고, 나와의 거리감 마저 느껴버리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정말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나였다.
내가 그어버린 그 선에 걸려 무릎이 깨져 울던 사람들이 몇이었던가
이제야 그 모든 것들이 자기중심적인 배려였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선을 거두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