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620 그냥 엄마가 인사를 잘하셨다

모르는 사람이 없으세요

by Noname

엄마는 인사를 매우 잘하셨다.

그래서 우리들도 인사를 잘 한다.


서울에 와서는 타지 사람들이라 두렵기도 하고 해서 나도 꽤 오랫동안 인사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단지 자주 봐서 얼굴을 아는 아파트 경비선생님들이나 학교 경비 선생님, 청소해주시는 선생님들께는 인사도 드리고 가끔 음료나 과자같은 것들을 나눠드리곤 했다.


시골 사람들은 으레 그러고 사니까


시골 아이인 나는 그런 정을 내 의지와는 다르게 몸에 밴 채로 사는 것 같다.


언젠가부터는 용기를 내서 버스기사 선생님들께도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냥 인사 하나에 웃으며 받아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나도 기분이 좋고, 말한마디 뭐 별거라고 그게 그렇게 어렵기도 했다.


그래도 음식점에 가거나 어딜가든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퉁명스러운 얼굴로 들은 채도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이젠 그냥 그러려니 받아주실 기분이 아니려니


내 쪽에서 던진다고 무조건 받아줘야할 이유도 없고, 내가 좋자고 한 인사인데 상대방의 무응답도 존중해야하니까


사실 그런 “아는 체”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기에 나는 극히 조심해서 인사를 한다.


프로젝트 룸에 들어가기전엔 보안검색대가 있어 청원경찰분들이 계신데, 어느날 그냥 잠시 눈인사를 해주신 분들과는 눈인사를 하다가 익숙해져서 나는 그냥 반갑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청소 해주시는 선생님들도 마찬가지


그래서 대학생때부터 어딜가든 자주 뵙는 분들은 내 얼굴을 기억해주시곤 했다.


프로젝트 건물의 급식소 선생님도 마찬가지

지난 여름에는 코로나로 쉬다가 복귀해서 아침을 먹으러 갔더니 오랜만에 왔다며 반겨주셨다.


그런데 그렇게 사람많은 곳에서 기억해주시다니 나도 깜짝 놀랐다.


국을 주실때나 반찬을 담을때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식기 반납할때 “잘 먹었습니다.” 밖엔 한게 없는데


프로젝트 철수를 하는 날이라 다같이 본사 근처 커피숍에 갔다.


매니저님께서 오랜만에 오셨다고 아는 체를 해주셔서, 저 이제 본사로 복귀했다고 하니 다시 오셔서 너무 기쁘다고 해주셨다.


프로젝트분들은 모두 빵터지셨다.


대체 모르는 분들이 없다고,

아니 그냥 저는 만날 뵙는 분들이니까 인사한 것 밖에 없어요. 저 내향인인거 아시죠?


그렇다, 이제는 그냥 몸이 먼저 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주말 잘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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