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왔을까
주 3회만 운동을 하기로 했지만 종일 운동영만 보는 나를 어찌하지 못하고, 헬스장 여는 시간에 맞춰 운동을 갔다.
1년 반동안 하루에 두 번도 간 헬스장 분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 다른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날 보시자마자 “이사 가신다면서요.. 가지 마요.” 하셨다.
동생이 이곳에 있으니 자주 올 거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지금처럼 자주는 뵐 수 없어 나도 못내 슬픈 마음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떠나왔고, 떠나보냈던가
살면서 다시는 볼 수 없을 타국의 사람들도 있었고,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있어도 마주칠 수 없는 사람들도 있고, 뭐 그렇다.
그런 게 인생이지
동생이 아빠를 보러 가자고 했다. 아빠의 유골함이 있는 납골당에 가자는 말인데 사실 나는 그런 행위를 잘 이해할 수가 없다.
아빠는 마음속에 있어, 거기에 있는 게 아니야
그래도 보고 싶으면 갈 곳이 필요한 거야.
아니 거기 있는 게 아니고 돌아가신건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떻게 본다는 말이야?
아무래도 나는 뭔가가 결여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어지는 것에 무척이나 마음 깊이 아파하면서 용기 있게 모든 정을 다 준다.
아마 헤어질 걸 알기에 더더욱 그런 거 같다.
언젠가 그런 다짐을 했다. 다시 볼 수 없는 순간이 당장 닥칠 수도 있다면 그 순간이 와도 후회하지 않도록 더 한껏 사랑하기로
그러다 보니 나는 열정이 지나쳐 희생에 가까울 정도로 최선을 다해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사람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겠지.
적당히 정을 주고 적당히 가까워졌다가 적당히 아쉬울 정도로 헤어지면 좋을까?
하지만 내가 적당히였다면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있어줬을까 싶기도 하다.
답은 없으니, 내가 할 만큼 이제는 지치지 않게 나를 돌보며 사랑해 보자
떠나보냈던 사람도, 떠나왔던 사람도, 떠나온 장소도
그리고 앞으로 만나고 앞으로 함께할 모든 장소와 사람과 시간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저 건강하고, 매 순간은 아니더라도 행복함을 느끼며 존재하기를
그러다 시절인연이 닿으면 힘껏 사랑하고, 힘껏 슬퍼하고, 힘껏 다시 안녕을 바라기를
나와 함께하는 지금의 나의 삶 역시 그러하기를
하나하나 순간순간 소중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