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618 기댈 곳이 없어 보여서

언니는 왜 그렇게 상아를 챙겨?

by Noname

언니 내가 정말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예진이가 물어보더라, 왜 그렇게 상아를 챙기냐고.

나는 그냥 네가 기댈 곳이 없어 보여서 착하고, 좋은 애인데 그냥 누군가 한 명만 있어주면 될 것 같아서


눈물이 쏟아졌다.

도와달라고, 곁에 있어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끙끙 혼자 앓으며 숨어버리는 나를 그럴 때마다 불러주는 언니였다. 우연치고는 매번 근 20년을 그렇게 곁에 있어준 언니이다.


먼저 손내밀줄 모르는 나를 친구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거나 그냥 좋을 때만 좋은 채로 함께하는 사람은 많았다.


속 이야기 하나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웃는 내게 다가오다가도 그 거리감에 낯설게 느꼈으리라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몸이 아프면서 3년을 방황하던 내가 다시 세상에 나왔을 때 우연찮게 같은 구에 언니가 사는 걸 알았다.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자주 언니는 나를 불러줬다. 정말 귀신같이 내가 혼자 끙끙거릴 때마다


누군들 말은 하지 않고, 끙끙거리면서 웃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쉬울까


긴 시간을 함께하면서 겨우 마음을 꺼내어 보였다.

꺼내려고 한 건 아닌데 언니가 먼저 도와줬다.


나도 너와 같은 부분이 있다는 걸

조심스럽게 살짝 건드려줬던 그날 우리는 같이 울었다.


내 삶에 이렇게 한결같이 곁에 있어주는 친구들이 있어주어서 정말 소중한 게 뭔지, 사람이 사람을 진정으로 위해주는 게 뭔지 진심으로 배우고 느끼고 있다.


가족과 친구를 통해서 세상을 대하는 법을 배우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가족으로부터 상처받고, 낮아진 자존감을 친구들이 그 이상으로 키워줬다.


나는 응당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믿었었다. 애쓰며 잘하려고 해도 결코 닿을 수 없는 벽이, 가족에게서 느껴져서 좌절했던 지난 날들이다. 그들도 그들의 이유가 있음을 이해하려고, 그럴수밖에 없다고 나를 탓했었다.


그 모든 것들이 이토록 고맙다. 그 덕에 나는 너무도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살랑이는 바람처럼 보드랍고, 봄날에 핀 개나리와 벚꽃처럼 찬란한 사랑이다.


잘 살자, 건강하고 행복하게

그들이 이토록 소중하게 사랑해 주는 나는

나 혼자만 만들어진 내가 아니다.


그러니 더욱 마음껏 행복하게 잘 살아야지.


네가 집을 사면 내가 울 것 같아. 그러면 나는 이제 걱정이 없겠어. 그때부턴 각자 갈길 가며 잘 사는 거야.


그렇게 말하는 언니는 지금까지처럼 또 먼저 말하지 않아도 챙겨주고 도와주리라는 걸 안다.


말만으로도 고마울 텐데, 언니는 할 수 있는 걸 다해준다. 진정으로


만날 친구 다 필요 없고 가족이 최고라면서

가족보다 더 애틋하고 살갑게 보듬어주는 언니에게 나는 최선을 다해서 나만 생각하며 잘 살겠다고 너무 고맙다고 두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작가의 이전글마흔-619 얼마나 많은 곳, 많은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