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616 속상한 일

내 뜻대로 하고 싶은 마음

by Noname

세상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꽤나 많다.

평소 표현대로 하자면 '변수'가 너무 많은 거다.


그런 일들에 속상할 정신상태는 지났다.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금 당장 할 수 있을 해야한다는 교훈을 코로나 시국에 교육사업을 하면서 깨닫고, 내재화한 덕분이다.


다만, 어려서부터 진심으로 가득 속상한 경우가 있었다.


가령 초등학생 때는 산수를 좋아했는데, 아무리 풀어보려 해도 풀리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문제를 맞딱뜨리면 울어버리곤 했다. 당시 담임선생님께서 그런 나에게 1등을 하는 네가 한 문제 때문에 그렇게 울어버리는 것에 대해 선생님이 해줄 수 있는건 무관심이었다는 내용이 편지가 있었다.


맞다, 좋지 않은 버릇이다.

그래도 차근차근 이해가 되어 풀리면 금방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벅차오르는 아이였다.


그때, 바로 그 속상함. 내뜻대로 내 뇌가 빠릿하게 움직여주지 않은 것에 대한 자신에 대한 질책


그걸, 오늘 또 해버렸다.


그동안 운동을 주3회로 줄여보고자 했지만 사실 줄이진 못했다.

괜히 그러다가 등운동만 8일만에 하게 됐다.

전완근이 문제였다. 운동 전에 하는 수리야나마스카라 요가 동작을 지난주에는 반정도 빼먹었다.


그러다보니 전완근이 금새 지쳤다. 등에 힘이 전처럼 들어가지 않는 것도 한 몫했다.


어쨌든 전완근이 버텨주질 못하니, 스트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안데드리프트 횟수를 채우지 못했다. 정말 울뻔했다.


마음 깊이 속상함이 가득 차올라 눈물로 밀려나오기 직전이었다.


요즘엔 운동할 때 아무것도 듣지 않지만, 힘을 내야할 때 들었던 캘리클락슨의 스트롱거를 들었는데도 잘 되지 않았다. 마지막 세트에는 마왕의 라젠카세이브어스를 들었는데 역시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다른 건 잘했다고, 애써 위로하며 집에 가는데, 타코야키 트럭이 와있었다.

반사적으로 "나는 타코야키를 먹고 싶어할 자격도 없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무리 그래도 먹은 것도 아니고, 먹고 싶어할 자격이 없다니


내가 진짜 속상해야할 일은 바로 이런게 아닐까


내가 조금 못했다고해서 스스로 자격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나는 나에게 그런 권리를 주지 말아야한다.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권리다.


내 자신을 위로하고 타일러도 모자를 판에 정말 냉정하구나.


등운동은 종종 주기를 놓치는 때가 있다. 이번처럼 횟수를 못 채운 적은 없지만 환절기라 몸에 기운이 조금 없어졌고, 지난 주말 내내 4시간씩 운전을 하고 무리한 덕에 쉰 건데


몰아세우고 질책하다니 너무했다. 정말


그러지 말자.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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