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보고 싶었어, 늦어서 미안해
친구를 만나기 위해 마을버스에 올랐다.
몇 정거장 지나지 않아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들 3명이 탔다.
부산하게 떠들며, 뭐 할지 줄줄이 나열을 한다.
"늦어서 어떡하지. 기다릴 텐데..."
하차를 하는 동시에 버스정류장 앞에서 기다리던 친구에게 안기며
"너무 보고 싶었어! 늦어서 미안해."
라고 하는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뭉클하게 눈물이 났다.
불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누군가에게 곁을 주지 못하는 편이었다. 물론 모두가 소중하고 고마웠지만, 그게 그랬다.
나의 학창 시절은 모두 그랬다.
혼자 집에서 컴퓨터 하기를 더 좋아했고, 책 읽기를 좋아했고, 누군가 곁에 있어도 그만 혼자여도 그만이었다. 그들에게도 내가 그런 존재이길 바랐었다.
약속을 잡아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드물었다.
그리고, 그런 식의 감정 표현을 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
두루두루 모두와 친했기에 모두와 적당한 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야 생각이 바뀌었다.
선택과 집중
지인도, 친구도 많고, 약속도 많은 편이긴 했다.
그냥 살면서 거쳐간 다양한 그룹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누구 하나 덜 만나고, 누구 하나 더 연락하기가 고민스러워서 그냥 가만히 있어도
그렇게 됐다.
그런데 이제는 함께 했던 순간들의 반짝임과 따뜻하고, 다정했던 느낌만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한 것이다.
모두 다 챙길 수 없다.
모두 다 안고 갈 수 없다.
지금도 소중한 많은 관계들이 생기고, 사라진다.
그럼에도 변치 않고, 마음 깊은 곳에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가득한 분들에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시절인연을 거치며, 내가 그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주지 못한 것이 안타깝고, 아픈 적도 많았다.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아니었음에 아픈 적도 많았다.
그런 게 인간관계가 아니겠냐만,
이제는 명백하게 잘 다듬어진 반짝이는 보석들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었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소중한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도
내가 나 자신을 아껴주는 모습을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더더욱 사랑하고 아껴야 할 때다.
나는 진정으로 길들여졌다.
오래도록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나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