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살았나봐
그동안 왜 숨고 싶었는가 했더니 마음을 다치고 싶지 않아서 그랬구나. 어제 “고요한 포옹”이라는 박연준 작가님의 책 인용구를 보고, 그랬구나 싶었다.
사실 T라고는 하지만 굉장히 상처를 잘 받기 때문에 스스로 방어기제로써 머리를 굴리는 거다.
난 너무 상처를 잘 받는다.
그리고 그걸 마치 까진 상처에 모래알리 박히듯 적나라하게 육체의 아픔으로 느낀다.
실제로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는 감정적 소모가 일어나면 신체가 아프기 때문이다. 진짜로 연애를 하지 않는 기간동안 난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감정이 다치면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스타일이다. 애정결핍의 일종일 수도 있고.
대학생일때 우리 친구들 중 유독 몸이 좋지 않고, 섬세했던 친구 우리학교 감성트리플에 속했던 친구와 같은 건물에 살게 됐다.
이런저런 바람이 이루어진 것인데, 그 중에서도 나를 지지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싶다는 거였다. 가족이야 어쩔 수 없으니 만나겠지만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제 이토록 사랑이 많은 친구가 함께 라는게 얼마나 큰 복인지, 근 20년을 봐온 친구이다. 서로 집착할 것도 없이 그저 늘 거기 있는 그렇다고 지나치게 서로 다가가진 않는
대학생일때 종종 전화가 왔다.
“상아야, 뭐해? 지금 0000랑 같이 있는데 할리스에 올래?”
이런 식으로 늘 먼저 나를 불러주었다.
나는 또 쪼르르가서 거기에 누가 있든 잘 놀았던 것 같다. 우리 둘이 만나서 놀았던건 딱 두번이었다.
그래서 더 선명한데, 우리는 서로가 많이 비슷한 걸 알게 되었으면서도 그렇다고 또 선뜻 서로를 배려하다 못해 그냥 두었던 시절들이다. 각자가 또 바쁜 일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저번날에 친구가 저녁을 플레이팅해서 가져다 주고는 꼭 안아주며 말했다.
“다행이다. 네가 가까이 있어서, 챙겨줄 수 있어서.”
나. 그래도 좀 착하게 살았나보다.
오늘은 살면서 처음으로 토토로를 선물 받았다. ㅠㅠ
그리고 어릴때부터 좋아하던 푸딩도 직접 만들어서 가져다 주었다. ㅠㅠ
내가 좋아하는 걸 다 가져다 주다니
근데 포옹을 잊고 가셨어라며 톡을 했다.
아, 대학생 때는 우리 학부의 모든 여자분들이 나를 보면 안고 다녔던 그런 일들이 있었다.
워낙 포옹을 좋아해서 집 앞에 프리허그알바 타령을 했는데 이제 친구가 있어서 걱정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