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유와 애정 어린 시선
선 정리에 진심인 편이다.
우후죽순으로 튀어나온 선이
눈에 걸려서 어딜 가든 우선 선부터 정리하는 버릇이 있다.
정리되지 않은, 아니 정리를 하였지만.
그 개인에게는 편하고 유용한 그 질서없는 모습을
쉬이 넘기지 못하고, 거슬린다.
어쩌면 내 내면에서 나의 삶이 그렇게
우후죽순 정돈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나의 내면에 걸리는 그 어떤 것이
누군가의 삶에 최적화된 별거 아닌 것들까지
곱게 볼 수 없게 만드는지도
현대미술은 그런 면에서 위대하다.
그 모든 걸 삶의 단편, 삶이라는 예술로 승화한다.
튀어나온 선들을 모습을 아름다움으로 인식하는 그 시선이 아름답다.
고운 시선
애정 어린 시선
삶의 고단함과 복잡함과 규칙 없음을 그저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넓은 품
그냥, 어젯밤 갑자기 쏟아진 코피에
정신이 아득해져서 기운없이 누워 고개를 떨궜는데
선 몇 가닥이 튀어나와있었다.
제멋대로 뻗어있는 저 선도, 이유가 있겠지.싶었다.
그리고 두려움이 앞섰다.
어린 시절 2년 넘게 잠을 자다가도 쏟아내던 코피와
2년 동안 먹은 걸 모두 게워내던 그 고통,
무수히 많이 아팠다.
초등학생땐 스스로 손발 20개를 다 딴 적도 많았다.
손끝에선 늘 피냄새가 났다.
중고등학생땐 뜸을 떴다. 살이 타들어가는 것도 모를 정도의 통증
그 밖에 30대 초반까지
아픔과 고통의 역사가 너무 길다.
우후죽순 정렬되지 않은 그 모든 것들이
강박으로 이어진건 아닐까
아프고 싶지 않다.
제발 아프고 싶지 않다.
그만 아프고 싶다.
아직도 어린 시절의 나는 나의 신으로부터 열등하고, 태어나지 말았어야하는, 차라리 없는게 나은 하찮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몸의 고통보다도 아픈 마음의 고통을 그렇게 이겨내고 있으니까
이런걸 자기연민이라고 하나보다.
어떻게 살아낸 걸까 어린 나는
다시 아프게 된다면 나는 그냥 차라리 그만 하고 싶다.
고통 속에서 이어온 삶이다.
잔잔하고, 은근하게 끊임없이 아팠다.
어느날엔가 지하철 출구를 나왔는데,
세상에서 버려진 느낌이 들었다.
버틸 힘은 없다. 그저 유유히 물 흐르듯 살게 해주세요.
건강검진 결과에 만성위염이 나왔다.
일전 코로나 2차 확진 이후 후유증으로 처방 받았던 이비인후과 약으로 인해 위가 손상된 이후로 복구가 되지 않는 상태
위를 더 아껴줘야하는 건 내 의무이지만
그렇다고 어린 시절 처럼 고통 속에서 버텨낼 힘은 없다.
그냥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