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559 너네 가라

내 운동 시간을 확보해주겠니

by Noname

친한 동생 커플이 다녀갔다.


일전 청첩장 사건의 전말을 들었다.

사실 내심 그 동생에게 내가 좀 너무 했나 하는 마음이 있어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기 일쑤였다.


늘 이렇게 나는 모질지 못하다.


알고보니, 다른 동생들에게는 일정을 다 확인하고, 나에게는 하지 않았던거란 걸 알게 됐다.

오, 오히려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일말의 죄책감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수준 이하라면 차라리 낫달까.



제 인생에서 사라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생의 여자친구 역시 비슷한 일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생각해봐, 그 애들이 정말 우리를 아꼈을까? 정말 우리 친구 였을까? 그렇다면 그렇겐 하지 못해. 그냥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야. 우리가 감당하지 못해. 그럴바엔 차라니 내 인생에서 먼저 순순히 사라져 주는 것에 감사해야해. 후회할 건 그들이야.”



동생의 여자친구는 INFJ라고 한다.

대화가 끝나갈 무렵 수줍게

“사실 저 언니 네이버 블로그 다 봤어요. 운동하는 것도 보고, 상담 받은 것도 보고… 그래서 내적 친밀감이 높아요. 오빠가 언니 보러 가자고 해서 얼른 따라왔어요.”



두번 본 사이인데

하고 싶은 말이 많았었나보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누군가가 필요했었나보다.


다행이다.


그런 나를 보고 언니는 확실히 INFJ가 맞는거 같다고

T는 아닌거 같다고 했다.


“그냥 자기방어기제로 여린 면을 숨기는게 아닐까.”



너네 그만 가라며 밤 열시부터 이야기하면서 내일 아침에 나 운동 가야한다고, 내 운동시간을 확보해 달라는데도 아랑곳없이 앉아있던 걸 보면


난 이미 간파 당했었나.


말만 거세게 하고, 이내 마음 약해져서


독한 척하다가 그 독기에 제 마음이 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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