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544 지킬 박사와 하이드

선과 악의 소용돌이

by Noname

맞다. 나는 다시 분노하고 있다.


에너지 낭비, 시간 낭비임을 알면서

내게 세웠던 목표와 꿈을 스스로 보란 듯이 짓밟고,

그 위에 널브러져 누워

어린 시절 부모에게 저항하듯


서서히 말라비틀어져가는 나를 보라고,

자기 파괴를 꿈꾸는 것이다.


그래봤자, 누구도 관심이 없는데


아마 그건 나 스스로에 대한 저항이고 분노일 것이다.


늘, 내가 분노하는 포인트는 상대가 아니라

그 상대에게 휩쓸린 나 자신이다.


애초에 타인은 나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내가 만약 타인을 혐오하거나 미워한다면 사실은

나 자신에 대한 깊은 혐오와 미움이다.


내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을 혐오하기 때문이란 것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선과 악이 소용돌이치는 시기이다.


쓸데없이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시기.

하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요악의 시기.



심장 한가운데에 응축된 분노의 에너지를 느끼면서 조소를 짓는 하이드가 느껴질 때면

머리가 차갑게 식는다.


이 악을 인정하고, 허용하지 못하면 나는 정말 말라비틀어져 버릴 거라는 걸 안다.


이 분노는 나를 형성하는 세포에 담겨있는 근원적 분노이다.


이 분노에 끄달려 갈 것인지,

얼굴에 싸대기를 힘차게 때리고, 정신을 차릴 것인지는 내 손에 달려있다.


그런데 좀 분노해도 괜찮잖아?

그렇다고 내가 누굴 죽일 것도 아니고.


오히려 사람을 죽이는 자들은, 분노에 조종당하는 자들이라는 걸 잘 아니까.

그게 아주 한 끗 차이다.


충분히 분노하자.

그 덕에 이 세상이 살만해지고, 이 세상이 변화하였으며

이 세상에 자유가 뿌리내리고, 이 세상에 사랑이 싹텄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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