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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463 세네갈의 추억

새벽 몸을 뒤흔들어 깨우던 아잔소리

by Noname

벌써 10년 전이라니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그때

마침 또 이맘때쯤에 언어교육을 받으며 홈스테이를 하던 시기이다.


홈스테이를 했던 집은 아잔소리가 울려 퍼지는 스피커와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스피커의 진동이 온몸을 흔들어대는 듯했다.


어둡고, 눅눅했던 홈스테이집

그래도 아주 열악한 집은 아니었으나


물은 하루에 페인트통으로 한통을 쓸 수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물을 그 집 가족들이 멀리서 길러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래도, 종종 새벽에 물이 나오는 때가 있었다.


새벽 3-4시 사이

이때 빨래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귀한 물인데,

좀 더 아껴 쓸걸 그랬다 싶다.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빅데이터 강의를 준비하면서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열심히 준비했다.

기본 교육이라 준비할 수 있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oda 사업도 주 사업이라 하니 더더욱 반가웠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구성과 내용을 고민했다.

기술을 잘 모르는 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는 스토리가 중요하다.

스토리는 고민이 필요하다.


사명감,


한때는 내가 아프리카에 간 것이 나의 죄책감의 발로였다고 생각했다.

정말 끔찍할 정도의 육체적 고통을 겪은 곳이기도 했다.


이 나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하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강의를 준비하면서 깨달은 건,

어쨌든 나는 사명감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거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굳이 기술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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