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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445 기술사를 취득하고 가장 어려웠던 것

오만함

by Noname

기술사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종종 이런 말씀을 하신다.


“기술사 취득하고 가장 좋은 건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할 수 있는 거죠.”


나 역시 그렇다.

어느 분야든 기술사는 전문지식과 본인의 분야에 있어 상당한 실력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자신의 분야가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대하게 습득한 지식 중 모르는 것이 한정적인 상태가 된다.


그렇기에 어느 문서에 있는 많은 기술들 중, 예를 들어 처음 보는 프로토콜이 한두 개 있을 수 있다.


그러니 그걸 아무렇지 않게 질문할 수 있다.


그렇게 겸손한 자신감이라는 걸 겸비하게 되는데

그게 어느 순간 오만함이 되어버렸었다.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이든 연세 지긋하신 분들마저도 고개를 끄덕이는 상황에 자주 마주하게 되면 그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


내가 정말 잘난 인간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물론 대다수의 기술사분들께서는 본인의 분야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그런 순간에 빠진 어느 시기의 일부 기술사들을 마주한 사람들은 기술사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갖게 되기도 하는 걸 봤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기술사를 취득한 나 역시 그 시기를 거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이런 거까지 해야 돼? “


라는 오만한 태도


그걸 수정하고, 인정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가장 큰 과제였던 것 같다.


분야를 바꾸면 더더욱 초심이 필요한데 그 오만함을 꺾지 못하면 더 나아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상황에서든 내가 아는 것과는 별개로 해당 분야에서 오랜 시간 숙련된 경험이 있으신 분들께 가르침을 받기 위해선 그런 자의식과잉에 해당하는 태도를 버려야만 한다.


그리하여 초심으로 다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진지한 태도로

다시 초심으로


기술사라는 걸 앞세우지 않아도,

수행하는 모든것에 프로페셔널이 묻어 나오게


저 사람 참 프로페셔널해.

- 아, 기술사라던데?


라는 흐름이 되게

실력과 태도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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