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다 경사
2017년 말
아빠가 돌아가시고,
하루 19시간 없는 일까지 만들어 내면서 일을 하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었던 시절이었다.
처음 하는 컨설팅이었고, 3개월짜리 ISP인 데다 일산, 당진, 울산 출장도 빈번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중에도 일을 할 만큼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온 세상이 무너진 그 시절에는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중에도 돌파구가 필요했고, 어떤 작가님의 글쓰기 10주 모임을 신청했다.
글을 쓰면서 위안을 얻었다.
10주 차에는 쫑파티가 있었는데 그때 처음 작가님을 직접 뵈었었다.
만나고 얼굴을 본 횟수는 다 헤아릴 수 있을 정도이지만 그 사이 여러 일들이 있었다. 글을 통해 친해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글만으로 이미 내 바운더리에 들어온 사람이 된다.
그런 오빠의 결혼 청첩장 모임이었다.
어떤 분을 만날지 궁금했는데, 본인과 똑 닮는 외모와 들은 바에 의하면 내면까지 닮은 그런 분이셨다.
오빠는 사랑해서 닮는 건지, 닮아서 사랑하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로를 만나게 위해 닮아온 거죠.’
오빠는 아니 공대인데 이런 말을 하다니!!! 라며 감동했다.
아 이거 일기에 써야겠어요.라고는 했지만 사실 이건 양자역학의 관점이었지요
하여튼 기분이 매우 좋은 날이다.
남의 결혼식에 엄마의 마음으로 감동하고 흐뭇해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들과 닮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 삶을 완성해 나가는 일이라 더더욱 그런 것 같다.
하여튼 기분이 좋다고!
모두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