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뾰족했었다
내 삶에 있어 소중한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혈육을 제외하고,
고등학교 친구 두 명과 대학교 친구, 호주에 있는 언니까지 총 네 명을 꼽을 수 있다.
사랑이 많은 존재들
그리하여 그 사랑을 뾰족뾰족했던 나에게
식물에 물을 주듯
가시에 찔려가면서도 지금까지도 한결같이
너무 가까이 닿으면 부러질까,
너무 멀리하면 시들어버릴까,
적당한 거리에서
햇살이 되어주고,
바람이 되어주고,
공기가 되어주고,
물이 되어준다.
누군가 한 사람, 나라는 이유만으로
차갑고, 메마르고, 척박한 사막 같은 나라는 존재의 세상에 끊임없이 물을 주어 사랑의 싹을 틔어주고, 끝까지 돌봐주는 사랑들
그 사랑을 20년이 가까이 먹어치워 버리고서야 그 따뜻함과 진심을 겨우 느끼고, 이제야 그들을 완전하게 믿게 되었는데
이런 깊은 애정을 받을 수 있음에 하늘에 감사하고, 그 존재들에게 감사하고,
심지어 구토록 모질게 미워했던 나 스스로에게도 감사하게 되는 거다.
그리고 그 사랑 덕에 진짜 사랑이 어떤 사랑인지를 알게 되고
나 또한 그 사랑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게 되고
나에게 맞지 않는 사랑의 형태를
단지 그들이 소중하게 돌봐온 정성이 깃든 나라는 존재를 위해 거부할 줄도 알게 되는 거다.
가시가 잎이 될 때까지 지켜봐 줘서 사랑해 줘서 그리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래줄 거라서 너무나도 고맙다.